사진=일본 네티즌 SNS
사진=일본 네티즌 SNS

[데일리한국 정순영 기자] 국가철도공단의 신칸센 광복절 게시물 논란에 일본 네티즌들 반응 역시 뜨겁다.

17일 현재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에는 관련 내용을 담은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일본판 기사가 게재돼 있다.

조선일보 일본판의 ‘한국철도공단의 광복절 기념 콘텐츠에 일본의 신칸센 이미지, 다음날 삭제해 사과에도 비판 쇄도’와 중앙일보 일본판의 ‘태극기에 그려진 일본의 열차...’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300여개의 일본 네티즌들의 댓글이 달려있다.

일본 네티즌들은 과거의 비슷한 사건들을 예로 들며 일본 인프라의 우월성을 부러워하는 한국인의 정서 때문에 일어난 헤프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기사의 댓글에는 ‘신칸센은 속도·안전성·정확성이 뛰어난 열차인데 왜 부적절한 이미지인가? 반일국가라서?’ ‘자기 나라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걸 들킨 것, 반일에 동기를 부여하려면 어쩔 수 없겠지’ ‘종주국 국민님들의 인력거 그림이었다면 클레임이 나오지 않을텐데...’ 등 공단이 아닌 한국인들을 조롱하는 댓글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과거 일본의 식민지배가 한국 근대화의 초석이 됐다는 논리를 재탕하며 한국 철도가 ‘약탈의 수난’에서 ‘근대화의 상징’이 됐다고 비꼬고 있다.

사진=일본 야후 캡처
사진=일본 야후 캡처

‘한반도 근대화의 초석을 쌓은 공로자를 친일파라고 배제하고 적대하기 때문에 이런 모순이  반복된다. 일본에 져서 분한 것은 알지만 역사를 수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받아들이고 다시 구축해라.’ 
‘약탈의 수난으로부터 근대화의 상징이 된 철도, 한반도에 철도를 깐 것은 일본이고 그 철도로 일본 통치 시대에 산업이 근대화된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나 보다. KTX도 프랑스 TGV 모델인데 한국 오리지널 철도 기술은 전무하겠지’ 

일각에서는 1960년대 최초 신칸센의 모습을 본떠 만든 우리나라 관광호를 거론하며 신칸센의 이미지가 한국 철도로 쓰인 것이 이번만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0계 신칸을 본뜬 '관광호'라는 열차 모습을 싣고 오해한 것이 아닌가 했지만 KTX와는 전혀 다른 300계와 700계의 중간 차량 이미지를 쓰고 있더라. 화가 난다.’
‘'0계 신칸센'의 무늬가 쓰인 이런 포스터는 옛날부터 한국에 많이 있었다. 이번에도 그 연장이었겠지.’
‘JR에게 무단 사용을 사과하는 것이 먼저가 아닌가? 실질적인 손해를 주고 있는 거 아닌가?’

댓글에는 지난해 5월 P4G 정상 회의 개막식 영상에 평양 모습이 삽입된 해프닝까지 거론됐다. 심지어 당시 정부처럼 공단이 하청업체의 잘못으로 떠넘길 것이라고 예언하기도 했다.

서울에서 열린 국제회의 프레젠테이션 비디오에 서울 대신 평양을 사용해 망신을 당한 적이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 체크하지 못했다며 제작사 탓으로 돌렸다. 이번에도 똑같을 게 분명하다.’
‘한국의 기업이나 관공서가 일본 자료를 자신들의 홍보물에 사용하는 실수가 매년 한 번씩 반드시 일어난다. 그러나 일본에 사과하는 경우를 본 적이 없고 오히려 관계자를 엄벌하거나, 이게 다 친일파 정부 때문이라며 일본의 탓으로 돌리곤 한다.’

사진=국가철도공단
사진=국가철도공단

현재 관련 기사들은 SNS를 통해 일본 내 네티즌 들 사이에서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SNS에서 일본 네티즌들은 ‘멋진 전철=일본 신칸센’이라는 공식이 성립했다며 신칸센의 로고까지 잘라내고 사용한 것은 고의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국가철도공단은 15일 SNS에 광복절 특집 콘텐츠를 올리면서 태극기와 무궁화, 열차가 합성된 이미지를 사용했다.

하지만 이 열차 사진이 일본 후지산을 배경으로 한 신칸센의 모습이라는 댓글이 이어졌고 공단은 콘텐츠를 내리고 사과문을 올렸다.

공단은 "SNS 업무 용역을 맡은 업체가 실수를 한 것"이라며 "콘텐츠를 사전에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문제가 된 뒤에도 신속히 삭제하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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