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대 동문 비대위 "진상 철저히 드러나도록 노력"
국민대 교수 69명 “논문 조사 결과 문제 있다” 성명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무소속 위원들은 22일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 자체검증을 하지 않기로 결정한 국민대학교에 대해 “지원했던 지원금들을 환수하고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등 실제적이고 강력한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규탄했다.
야당 교육위원들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학교도, 교수도 불명예를 택한 국민대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본부부터 교수까지, 부정을 정당화하는 대학은 국가가 세금으로 지원해 줄 이유가 전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국민대 교수들은 '재조사위원회 판정 결과 보고서 및 회의록 공개', '교수회 자체의 검증위원회 설치'를 묻는 질문에 과반 이상이 공개 반대와 검증 반대를 선택했다"면서 "학문의 독립성을 위해 정년보장을 받은 교수들이라면 상식에 걸맞은 결론을 내 줄 것이라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국민대 교수회는 검증위원회 구성 후 김 여사 논문 검증 실시 여부를 묻는 질문에 61.5%가 반대 의견을 냈다는 투표 결과를 19일 공개한 바 있다. '학교 본부의 재검증 위원회 보고서·회의록 제공 요청(위원 익명화 후) 여부'에 대한 질문에서도 반대가 51.6%로 과반을 넘겼다.
이에 야당 교육위원들은 "물론 이번 투표는 교수들을 압박한 학교측 관계자들 때문에 표결 전부터 문제가 발생했다"며 "교학부총장이라는 사람은 '예외가 생기기 시작하면 기존의 규정에 따라 처리된 사안 사이에 원칙과 일관성이 무너진다', '교수회가 꾸린 검증위원회의 결과 발표는 월권'이라는 내용이 든 메일을 보내 교수들을 압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명예와 책임을 함께 쥔 교수들이라면 그 책임의 무게에 맞게 다른 선택을 했어야 했다"면서 "대학을 관리 감독할 책임이 있고 김건희 여사 논문들에 대한 제보자인 교육부에 재조사 요구권 행사와 논문 검증과정의 적절성에 대한 특별감사를 강력하게 촉구할 것"이라고 했다.
또 "국민대에도 관계법령, 국회의 요구 그리고 법원의 명령에 따라 김건희 여사 논문들에 대한 조사 자료들을 공개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이 사건의 당사자이지만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김건희 여사와 윤석열 대통령도 국민들에게 심려를 끼치고 교육계의 상식을 파괴한 것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국정감사 등을 통해 국민대의 김건희 여사 논문 면죄부로 무너진 연구윤리를 되살리고, 교육분야에서 공정과 상식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여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는 유기홍 교육위원장, 야당 간사인 김영호 의원과 민주당 도종환·박광온·안민석·강득구·강민정·문정복·서동용 의원, 무소속 민형배 의원이 참석했다.
한편, 국민대 내에서도 김 여사의 논문 검증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국민대 동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밀실에서 짜고 진행하는 검증과 달리 '국민 검증'을 통해 학문적 도덕성과 공정성에 따라 검증하겠다"며 "13개 교수 단체 등과 협조해 논문의 표절 진상이 철저하게 드러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논문에 문제가 없다는 학교 측 주장을 합리화하려는 홍성걸 교수회장과 임시총회 직전 호소문을 배포한 임홍재 총장의 회유가 있었다"며 "본 투표 직전에는 아래와 같은 무효를 밑자락에 깐 노골적 회유성 메일까지 보낸 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학본부의 회유에도 김 여사의 논문 재검증 여부를 묻는 교수회 총회에 과반이 참석하고 과반에 가까운 찬성이 나온 것 자체가 대단한 용기"라며 "논문 재검증까지 이르지 못한 투표 결과는 아쉽지만, 핵심 이해 당사자인 교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이번 사태에 개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대의 학문적 양심을 생각하는 교수들'도 이날 성명을 내고 “지난 7일 저희는 ‘국민대의 김건희씨 논문 표절 조사 과정과 결과에 대한 입장’을 전하면서 교수님들의 의견을 구했다”면서 “구글 설문에 응한 총 75분의 교수 중 92%인 69분이 8월1일 발표한 국민대의 김 여사의 논문 조사 결과에 ‘문제가 있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이들은 "교수회의 투표 결과가 나왔고, 저희는 당연히 그 결과를 존중하지만 적지 않은 교수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면서 "국민대 학생과 동문에게 한없이 부끄러운 마음이다. 학생들에게 사죄하는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가르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