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화보에 日 아방가르드 디자이너 작품도"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최근 보그 코리아의 청와대 배경 패션 화보 촬영을 둘러싸고 청와대 개방 적절성에 대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공개된 화보에 ‘국격이 떨어진다’고 평가한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4일 “윤석열 정부의 용산 이전 결정이 실패한 결정”이라며 거듭 비판한 가운데 여권에선 “좌파왕조의 탄식”이라 반격하며 윤석열 정부 엄호에 나섰다.
탁 전 비서관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 시작부터 지금까지 우리가 다 목도하고 있듯이 애초에 청와대 이전 혹은 청와대 폐쇄와 관련한 현황 파악도 제대로 안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탁 전 비서관은 "(화보를 찍은) 한혜진 씨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생각한다. 또 보그코리아도 화보를 찍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정부의 미숙함으로 인해서 예술인들이나 혹은 집단들의 평판에 해를 자꾸 끼치는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를 정조준했다.
청와대 개방을 일제의 '창경궁 격하'에 빗댄 이유에 대해선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격하시키면서 그 이유를 궁중에 대한 숙청 작업, 궁전의 조경과 동식물원을 신설해야 백성들이 많이 그 공간을 찾을 수 있다는 의도를 가지고 했는데, 그런 것과 유사하게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탁 전 비서관은 한복을 알리는 차원이었다는 문화재청 입장에 대해서도 "아주 솔직하지 못한 것"이라며 해당 화보에 일본 디자이너의 작품도 포함됐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그는 “‘한복을 알리기 위해 찍었다’고 설명하던데, 다른 여러 가지 복장들을 다 갖추고 있고 또 심지어는 일본의 아방가르드 대표 디자인인 류노스케 오카자키라는 사람의 작품도 그 안에 있다”면서 “그런 것들을 자꾸 숨기는 것이다. 다양한 검토 없이 자꾸 무리하게 개방 행사 혹은 사람들을 초청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국회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청와대에서 천년만년 영화를 누리며 살기 원했던 좌파왕조의 탄식”이라며 탁 전 비서관의 '국격' 발언을 꼬집었다.
전 전 의원은 탁 전 비서관의 '창경궁 격하' 언급에 대해서도 지적한 뒤 “탁현민에게 청와대는 ‘좌파집권의 상징’, ‘좌파권력의 현장’이었던 것”이라며 “천년만년 청와대에서 ‘좌파왕조’가 영화를 누리며 살기를 원한 것이다. 그런데 5년 만에 물거품이 되니 그 ‘절망의 탄식’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때 빼고 광내고 분칠한 ‘문재인’을 캐스팅하고 청와대를 무대로 ‘막장드라마’를 찍었다”면서 “이 시청률을 지지율이라고 사기 쳤던 ‘탁현민의 5년’이었으니까. 양정철, 문재인, 탁현민 ‘망국 3인조’가 대한민국의 품격을 추락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딴 사람도 아니고 탁현민이 ‘품격’ 어쩌고 하는 게 웃기다”고 비꼬았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도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를 국민이 누리고 즐기게 됐다고 해서 국가의 품격이 떨어졌다고 말하는 건 우리 국민 모두를 무시하는 언사"라며 탁 전 비서관을 직격했다.
그는 "청와대가 아직도 대통령 한 사람만의 소유물인 양 국민들이 다 같이 즐기는 것을 폄하하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청와대는 권위주의적 대통령 권력의 종언을 고하며 국민의 공간이 됐다"고 방어막을 쳤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탁 전 비서관의 창경궁 격하 언급을 지적하며 가세했다.
류 의원은 "청와대는 창경궁이 아니다. 왕이나 대비를 모시는 곳이 아니라, 대통령이 일하는 곳이다. 일본이 아니라, 우리 정부가 개방한 문화유산"이라며 "꽃송이 드레스를 입고 '드러누운' 여성 모델 공격한다고, 기획한 그분이 반성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앞서 보그코리아는 지난 22일 공식 누리집에 청와대를 배경으로 한 패션 화보 32장을 공개했다. 문화재청은 이에 "열린 청와대를 새롭게 소개하고자 촬영을 허가했다"며 "한복의 새로운 현대적 해석이 열린 청와대와 함께 소개되는 것이 새로운 시도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탁 전 비서관은 즉각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개방을 일제강점기 일본의 창경궁 격하에 빗대면서 "역사의식과 인문적 소양이 없는 정치권력이 얼마나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릴지 슬프지만 우리는 지속해서 확인하게 될 것"이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