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서 '새 비대위' 전환 위한 당헌당규 논의

국민의힘 권성동(오른쪽)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오른쪽) 원내대표와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국민의힘은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키로 하고 그 전까지 ‘권성동 직무대행’ 체제 운영을 결정했지만 당내 반발이 잇따르면서 새 비대위 정상화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새 비대위 구성이 당 내홍을 봉합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앞서 당헌 개정 의결권을 가진 서병수 전국위원회 의장은 권 원내대표의 퇴진 없이 소집 요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이준석 전 대표의 추가적인 법적 대응까지 더해진 만큼 극심한 격랑에 휩싸이는 모양새다.

이에 당내 권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갑론을박도 이어지고 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새 비대위 구성’ 결론을 내린 지난 27일 의원총회의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박정하 국민의힘 비대위 수석대변인은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하다며 반대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당일 65명 가량의 의원들이 모였고, 절반을 조금 넘는 의원들이 ‘새 비대위’에 찬성했다”며 “의총에서 표결도 안하고 박수로 넘어간 것”이라고 지난 27일 의총 상황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의 말대로 ‘당의 중지를 모았다’고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절차적 하자가 분명히 있었다”면서 “지금도 국회에선 특정인에 대한 징계 의결에 대해서는 무기명 투표를 하고 있는데, 당의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안건을 공개 투표하듯 ‘손을 들으라’고 한 것도 정치적 룰에 맞지 않다. 의원들의 중지를 모았다는 것도 그 자체로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간혹 이 처럼 박수로 강행하는 경우가 있기는 한데 이는 절대 다수의 합의가 있을 때 하는 것이고, 지금은 권성동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한 강력한 이견이 있는 상태”라며 “새 원내대표를 뽑아서 대표 대행을 하고 나머지 최고위원들을 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전날 서병수 의장이 소집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을 거론하며 “새 비대위로 가는 것을 중단하고 원내대표를 교체해서 수습을 해야 한다. 권 원내대표는 책임감을 느끼고 정리를 모두 하고 그만 두겠다는 것 같은데 수습 방향이 잘못됐다”고 압박했다.

반면 박정하 비대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어떻게든 새로운 지도 체제가 나와서 조속히 절차를 밟고 당이 안정화 되는 게 우선 급선무”라며 “다만 지금 현재 하는 일들이 그 의결이나 법적 지위나 권한을 주장하면 또 다른 법적 논란이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가장 정통성을 갖고 있는 원내대표가 진행해 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새로운 원내대표를 뽑으려면 당헌규정상 보면 한 3일 전에 공고를 해야 되고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면 순수히 주말과 빨간 날을 빼면 한 일주일이 그냥 또 공백기간이 생기게 된다”면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폈다.

다만 “저도 권성동 원내대표를 웅호하고자 혹은 권 원내대표가 전혀 정치적 책임이 없다라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그런데 ‘어떤 걸 우선해야 되느냐’라고 봤을 때는 개인적으로는 빨리 수습해서 정통성 있는 지도부를 만드는 게 현재로서는 더 급한 거 아니냐는 생각에 조금 더 무게추가 간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0시30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새 비대위 출범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선 권 원내대표의 거취에 대한 격론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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