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KB 등 가파른 상승세 보여…NH·메리츠 비중 줄이며 관리 나서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부동산 침체에 대한 금융당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형증권사를 중심으로 올해 2분기에도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포함한 채무보증금액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투자협회의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자기자본 4조원 이상 8개 증권사(미래·한투·NH·삼성·하나·KB·메리츠·신한)의 2분기 채무보증금액은 34조4725억원으로, 전분기(31조4855억원) 대비 9.5% 늘었다.
이중 가장 많이 증가한 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한투증권의 채무보증금액은 4조6397억원에서 5조8484억언으로 3개월 새 1조2087억원(26.1%) 증가했다. 이어 KB증권의 2분기 채무보증금액은 5조133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3.1% 늘었다. 미래에셋증권의 2분기 채무보증금액도 전분기 대비 22% 늘어난 2조9842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의 경우 전분기 대비 채무보증금액을 줄였다. NH증권은 2조6754억원에서 2조2526억원으로 4228억원(15.8%) 줄였다. 메리츠증권도 4조8300억원에서 4조7609억원으로 전분기와 비교해 691억원(1.4%) 축소했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기를 대비해, 증권사의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관리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전분기 대비 가장 가파른 상승을 보인 증권사 역시 한투증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투증권의 2분기 기준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금액 비중은 94.2%로 전분기(75.2%) 대비 19%p 상승했다. 수치 역시 업계 1위를 차지했다.
KB증권 역시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금액 비중은 74.8%에서 89.2%로 14.4%p 올랐다. 미래에셋증권도 전분기 대비 6.3%p 오른 32.5%를 기록했다. 하지만 8개 증권사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와 반대로 NH증권과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금액 비중은 내려갔다. NH증권은 40.5%에서 33.1%로 줄었다. 메리츠증권도 올 상반기 신종자본증권(1500억원) 발행으로 95.7%에서 90.6%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각국의 금리상승과 통화긴축으로 인해 국내외 부동산 경기 역시 침체기에 들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도 지난 7월부터 증권사를 대상으로 부동산PF를 전수 조사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하지만 많은 증권사들이 많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부동산PF 비중을 늘린 데는, 올해 상반기 가파른 채권 금리 상승과 증시 침체로 트레이딩과 리테일부문의 수익이 감소해서다. 이를 만회하고자 부동산PF의 비중을 늘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형증권사의 경우 선순위 위주의 부동산PF를 주선하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를 위해 부동산 경기도 면밀히 분석해, 안전하게 투자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