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조치에 반짝 상승...이내 하락 전환
"우려보다는 해결 가능성에 주목 필요" 주장도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우려가 확산되면서 증권·건설주가 요동치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 지수는 이달 17일 524.94에서 503.29까지 약 4% 하락했다. 실적 악화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부동산 PF 부실 여파가 겹치며 하방 압력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최근 레고랜드 사태 여파가 자본시장 곳곳에 악영향을 주면서 직·간접적 연관성이 큰 증권주와 건설주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강원도는 레고랜드 건설을 위해 지급보증한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에 대한 지급보증 철회 의사를 밝혔고, 이에 채권시장 투자심리는 급격하게 얼어붙은 상황이다.
자금경색 우려에 KRX증권 지수는 20일과 21일 전 거래일 대비 각각 4.18%, 1.12% 감소했다. KRX건설 지수도 마찬가지로 21일 3.34% 빠졌다.
다만 금융당국이 '50조원+α 유동성 공급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KRX증권과 KRX건설은 24일 각각 2.01%, 2.78% 반등에 성공했다. 금융당국이 해결 의지를 보이면서 시장에서도 안도감이 확산된 영향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은 채권시장안정펀드 20조원,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 16조원, 유동성 부족 증권사 3조원, 주택도시보증공사·주택금융공사 사업자 보증 10조원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금융당국의 발표 후 업계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안도감 속 우려가 다시 제기되면서 KRX증권과 KRX건설 지수는 25일 다시 각각 전거래일 대비 1.82%, 0.95% 하락했다.
이날에도 KRX증권과 KRX증권 지수는 각각 0.3%, 1.15% 하락했다. 금융당국에서 앞서 발표한 조치안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시장 불안감을 해소시키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번 금융당국의 조치로 당장 급한 불은 껐지만, 근본적으로 위험한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증권과 건설주 또한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3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되는 점도 증권과 건설주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융당국의 조치들만으로는 번지는 불씨를 완전히 끄긴 어려울 것이다"라며 "물가를 잡기 위한 통화당국의 긴축으로 전체 금리가 상승하고 있는 국면이기 때문에 안정의 정도는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우려보다는 문제 해결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차별적인 위기 전이에 대한 우려보다는 정책 지원과 투자심리 안정 등을 통한 문제 해결 가능성 및 금융기관들의 복원력, 회복 탄력성에 방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 부실 우려도 문제지만, 현재 증권사들이 부동산 PF 관련 신규딜을 이어나가지 못하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라며 "기존 딜 부실 우려가 과도한 측면이 있지만, 유동성이 말라가는 것은 확실하게 부정적인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하나금융지주, 부동산 PF 영향에 실적 변동성 확대-키움
- 우리금융지주, 부동산PF 영향 제한적-키움
- 금융위, 시장안정 대책 발표...증권가 "추가 조치 가능성 높아"
- 증권사 '부동산 PF 부실 우려' 확산...진짜 쇼크는 내년에 온다
- 대형증권사 2분기 채무보증금액 34조원…전분기比 9.5%↑
- 메리츠증권 'IB 실적 선방'의 그늘...부동산대출확약 4조4000억 리스크 가중 우려
- NH·현대차는 잘 버텼다...증권사들 위기관리 능력·IB 성적 따라 실적 차별화
- 미래에셋생명, 미세먼지 저감 위해 한강 숲 조성
- 1주택자 LTV 50%로 완화...15억 초과도 '주담대' 허용
- 증권사 실적 부진 속 메리츠증권 '점프'...업계순위 지각변동
- 유진투자증권, 금융상품 설명에 인공지능 활용한다
- "줄이고, 팔고, 바꾸고"...'선제 대응' 증권사들 본격 긴축 돌입
- 1월 은행·반도체, 2월 보험·자동차...3월 강세 업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