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5개월만…"자리 연연 않는다"
"사퇴 늦었다는 비판 겸허히 수용"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원내대표직을 내려놨다. 지난 4월8일 원내대표 선거에서 당선된 지 5개월 만이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당 원내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다"며 "당은 신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사퇴의 뜻을 굳힌 지 오래됐지만, 이제야 뜻을 밝힐 수밖에 없었다"며 "당헌·당규 개정과 새로운 비대위 전환을 위해 원내대표로서 해야 할 일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당내 일각에서 ‘사퇴가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 데 대해서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고, 국가 정상화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 언제나 저의 거취보다 우선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비록 원내대표를 사퇴하지만, 후임 지도부는 우리 당이 더욱 선명하고 더욱 단호한 보수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기를 간절하게 바란다”면서 “당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당의 리더십 위기는 전임 당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윤리위의 징계를 받으면서 촉발됐다”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저격했다.
권 원내대표는 "돌이켜보면 비대위로의 전환을 결정하기 전에 당헌·당규를 확실하게 개정했어야 한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당 대표의 징계 상황에서 당헌·당규는 미비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달 26일 법원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것을 언급하며 “잘못된 결정이었다”며 “국민의힘이 비대위를 설치한 절차는 합법이지만 민주적인 정당성에 어긋난다는 해당 결정문의 논증은 사법의 정치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동시에 이준석 전 대표의 연이은 가처분 소송은 위기와 혼란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며 "당헌·당규의 빈 곳을 파고들어 '정치의 사법화'를 야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제 모든 갈등과 분쟁을 내려놓고 국익과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의 본령에 충실해야 한다. 어떤 정치 논리도 '민생' 이란 정치의 제1책무보다 결코 우선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대선을 거치면서 다른 곳에서 당의 미래를 봤다. 당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잠적했을 때 젊은 참모와 실무진들은 묵묵히 당을 지켰다"며 "우리 당은 이들에게 더 많은 발언권과 기회를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앞으로 국민의힘 의원으로서 역할에 충실하겠다. 보수정당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당내 갈등의 치유를 위해서도 노력하겠다. 다시 하나가 되어 거듭나자"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