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농협 등 예비 유니콘·플랫폼 사업자 등 투자
부산銀, 육성 프로그램…우리銀, 금융데이터 제공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금융그룹들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경영컨설팅, 1:1 멘토링을 지원하거나 펀드를 조성하는게 주요 내용으로 향후 금융권의 비금융 사업 진출이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그룹들은 최근 스타트업 지원방안을 잇따라 마련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먼저 '신한 스퀘어브릿지 ESG 투자조합 제1호' 펀드를 조성했다. 이 펀드는 총 330억원으로 '신한 스퀘어브릿지'와 연계해 초기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한다. 운용은 신한벤처투자가 맡는다.
'신한 스퀘어브릿지'는 지난 2020년 출범한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으로 올해 6월까지 479개 스타트업을 육성했으며 2997억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이번 펀드는 특히 △딥테크 △ICT 서비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신한금융은 ESG 평가 기준에 부합하는 업체를 선별적으로 투자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독려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해당 기업들에게 신한 스퀘어브릿지의 육성 프로그램, 네트워킹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농협금융도 2000억원 규모의 디지털 SI펀드 'NH디지털 얼라이언스 펀드'를 설립했다. 해당 펀드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형태로 결성되며 △혁신기술 스타트업 △예비 유니콘 △플랫폼 사업자 등이 투자 대상이다.
펀드의 운용은 NH벤처투자, NH투자증권이 공동으로 맡게 되며 농협은행, NH농협캐피탈은 출자자로 참여한다. 이달 초 1호 펀드(1000억원)을 우선 설립하고 내년 2호 펀드를 결성해 총 2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금융그룹의 은행 계열사들은 보다 구체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BNK금융그룹의 BNK부산은행은 오는 16일까지 지역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 '썸 인큐베이터' 참가 기업을 모집한다. 모집 대상은 마감일 기준으로 설립 후 7년 이내 기업이며 업종에 제한이 없다.
BNK부산은행은 서류접수 후 심사, 대면평가 등을 거쳐 이달 중 15개 내외 기업을 최종 선정·발표할 예정이다. '썸 인큐베이터' 운영기간은 다음달부터 내년 4월까지며 선정된 기업은 독립된 사무공간과 경영컨설팅, 전문가의 1:1멘토링 등을 제공한다.
또한 설립 초기 기업에겐 엑셀러레이터, 크라우드 펀딩 등으로 시드머니 투자 유치를 지원한다. 우량한 입주업체에 대해서는 BNK금융그룹의 펀드로 투자를 추진할 계획이다.
우리금융그룹의 우리은행은 올해 'D-테스트베드' 사업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D-테스트베드 사업은 금융데이터를 기반으로 스타트업, 예비 창업자 등이 혁신적인 핀테크 기술·아이디어의 효과성, 혁신성 등을 검증할 수 있도록 테스트 환경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현재는 모집이 끝난 상태며, 참여자들은 이달 26일부터 오는 12월 11일까지 D-테스트베드 원격분석환경을 통해 아이디어 구현·검증을 수행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스타트업이 사업 추진에 필요한 금융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는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이나 금융그룹들이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배경에는 신규사업 진출과도 관련 있다"면서 "새로운 서비스나 사업을 선보일 때 해당 분야 내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협업을 하면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도 금융권 규제 개혁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고 빅테크와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금융권과 스타트업의 공조는 앞으로 더욱 계속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