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스 지분 인수 영향…2분기 달러 부채 1조7320억원 달해
당장 수익 영향은 없지만...13억 달러 지급 시점 환율이 관건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390원을 돌파했다. 환율 상승이 지난 4월까지는 삼성바이오로직스에 희소식으로 다가왔지만, 더 이상은 아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을 사들이면서 외화 부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15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원/달러 환율 10% 상승시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이 932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반기 보고서에서 적용한 평균 원·달러 환율은 1232.9원이다.

지난 14일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1390.9원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기준치로 잡은 1232.9원보다 12.8% 상승했다. 환율이 현 상황을 계속 유지한다면 932억원 이상의 환손실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환율 상승에 따른 환손실을 예상한 이유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인수 때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4월 바이오젠으로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을 추가 취득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계약금액은 총 23억 달러로, 이중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억 달러를 납부했다. 나머지 13억 달러는 계약시점부터 2년간 분할 지급할 예정이다.

13억 달러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에 지급하기 전까지는 회계상 외화채무로 잡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의 달러 부채는 2분기 말 기준 약 1조7320억원으로 1분기(6388억원)보다 1조932억원 늘었다.

외화부채가 늘어났다는 말은 환율이 상승할 때마다 부채 부담이 그만큼 늘어난다는 얘기다.

이는 그동안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환율 효과를 누려온 것과 대조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은 일반적으로 환율이 오를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다.

주요 고객이 글로벌 제약사다보니, 매출에서 달러 비중이 높다. 반면 인건비와 감가상각비 등 비용은 대부분 원화로 잡힌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1분기 분기보고서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0% 상승하면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순이익이 639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앞으로의 관건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에 13억 달러를 지급하는 시점의 환율이다. 아직 바이오젠에 돈을 지급한 것은 아니어서 영업상의 수익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정도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환율 상승으로 갚을 부채가 늘어나서 손해를 본 것은 장부상 평가 손실을 본 것으로 이는 영업 외 손실”이라면서 “평가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아직 실현된 것은 아니어서 영업이익에는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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