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씨피·KB스타리츠·알피바이오 등 공모
산업 영향보다 개별적 요인이 성과 좌우할 듯

더블유씨피는 지난 7월 29일 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더블유씨피
더블유씨피는 지난 7월 29일 IPO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더블유씨피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에 투자 심리가 위축되며 이달 IPO(기업공개) 일정을 진행하는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공모 일정에 나선 기업은 오픈엣지테크놀로지, KB스타리츠, 더블유씨피, 알피바이오, 선바이오, 플라즈맵, 모델솔루션, 이노롤스 등이다.

여기에 케이비제22호스팩, 하나금융24호스팩, 한화플러스제3호스팩, 유안타제10호스팩, SK증권제8호스팩 등도 상장을 앞두고 있다.

대어급으로 평가받는 더블유씨피를 포함해 다수의 기업들이 국내 증시 입성을 노리고 있지만, 증시 한파로 투자 심리가 얼어붙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글로벌 증시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우려로 변동성이 큰 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 7월 미국 CPI(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며 인플레이션 피크아웃(고점통과) 기대가 나오기도 했지만, 8월 CPI가 시장 전망치를 웃돌며 인플레이션 부담이 여전하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국내 증시도 이 영향으로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코스피는 추석 연휴가 끝난 이달 13일 전 거래일 대비 2.74% 급등했지만, 14일 곧바로 1.56% 하락했다. 코스닥도 13일 2.44% 강세를 보였지만, 하루만에 1.74% 빠졌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환경이 좋지 않기 때문에 기업들이 눈높이를 낮추고, 상장 흥행보다는 상장 후 성장하겠다는 전략을 선택하는 모습이다"며 "다만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도 개별 기업의 역량에 따라 흥행에 성공하는 기업도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증시 변동성 확대는 이달 공모 일정을 진행하는 기업들에게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대어급 기업들의 흥행 성공으로 투자 심리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현재 투심은 쏘카의 흥행 참패로 차갑게 얼어붙은 상태라는 평가가 나온다.

긍정적인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파 속에서도 성일하이텍과 세빗캠 등 2차전지 관련 업종 기업들이 흥행에 성공한 점을 고려하면, 악조건 속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기업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의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기업은 2차전지 분리막 기업인 더블유씨피다. 지난 14일부터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 중인 더블유씨피의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범위 기준 2조7200억원에서 3조4000억원 수준이다. 더블유씨피의 수요예측 결과는 오는 19일 발표 예정이지만, 업계에 따르면 양호한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KB금융그룹에서 선보이는 영속형 상장 리츠인 KB스타리츠도 주목 받고 있다. 하반기 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는 KB스타리츠는 16일까지 이틀간 공모청약을 진행하고 있다. 

바이오 기업들의 도전도 눈여겨볼 요소다. 연질캡슐 OEM·ODM(주문자상표부착생산·제조업자개발생산) 전문 제조기업인 알피바이오가 기관 수요예측에 들어갔고, 16일에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에 나서는 선바이오가 수요 예측을 진행한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IPO 시장은 연초 상장했던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흥행이라 할 만한 요소가 부재했다"며 "산업 전반적인 요인보다는 기업 개별적인 요인이 공모성과에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또 이경은 KB증권 연구원도 "일부 기업은 수요 예측 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거나,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이 긴급하지 않은 경우 상장 시기가 미뤄질 수 있을 것이다"라며 "신규 상장 종목의 경우 실적 업데이트가 늦거나, 시장의 관심에서 소외돼 실적에 비해 저평가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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