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2년 만에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
'우려'많던 프로 야구단 인수…최고 성적
스타벅스·이마트 등 사업 시너지 기대↑

 2022 신한은행 SOL 프로야구 SSG랜더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를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마스코트 제이릴라와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천소진 기자
 2022 신한은행 SOL 프로야구 SSG랜더스와 롯데자이언츠의 경기를 찾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마스코트 제이릴라와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천소진 기자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언제나 너의 편이 돼줄게. 넌 날아올라 하늘 높이 우리의 힘찬 함성을 타고, 위 아(We are) 어메이징 랜더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4일 SSG랜더스의 2022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되자 SNS에 올린 문구다. SSG랜더스가 출범 2년차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야구 40년 역사에서 최초로 정규리그 개막일부터 종료일까지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우승이다. SSG의 완벽한 우승은 구단주 정용진 부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SG랜더스는 지난 4일 2위였던 LG 트윈스가 패배하면서 남은 경기 승패와 관계없이 2022년 KBO리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올해 우승은 전신인 SK와이번스가 2010년 1위에 오른 이후 12년 만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해 1월 SK와이번스를 1352억원에 인수해 3월 말 'SSG랜더스'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야구단 인수는 '야구광'으로 알려진 정 부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추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야구단 인수 소식에 당시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국내 프로야구단의 적자 지속이라는 구조적 한계 때문이다. 선수단의 연봉 상승 등 비용은 빠르게 느는 데 반해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큰 변화가 없어 수익성을 개선하기가 쉽지 않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4월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신세계이마트배 고교야구 결승 경기에 앞서 시구를 하고 있다. 사진= SSG랜더스 제공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4월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신세계이마트배 고교야구 결승 경기에 앞서 시구를 하고 있다. 사진= SSG랜더스 제공

정 부회장의 베팅이 결실 맺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는 구단주로서 직접 야구단을 챙기며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구단 인수 직후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영입하고, 프랜차이즈 스타 김광현을 국내로 복귀시켰다. 구단 발전을 위한 인프라 확대도 추진했다. 40억원을 투입해 클럽하우스를 메이저리그(MLB)급으로 전면 리모델링하는 등 야구단에 아낌없이 투자했다.

그 결과 SSG랜더스는 신세계가 인수한 지 1년만에 흑자 전환하는 성공했다. 신세계야구단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2.5% 증가한 529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8억5000만원 적자에서 70억60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코로나19 관중 입장 제한으로 매출액은 예년 수준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경기 진행비용 등을 줄이면서 2018년 이후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는 사회적 거리두리 해제로 관중 수가 급증해 인천 연고 프로야구팀(삼미·청보·태평양·현대·SK) 최초로 10월 현재 기준, 한 시즌 최다 관중 수(약 98만명) 기록을 깼다.

업계에서는 SSG랜더스 우승을 통해 신세계그룹의 마케팅 시너지 효과를 누릴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정 부회장이 신세계그룹의 사업에도 야구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SSG랜더스 인수 당시 "본업과 야구를 연결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신세계 계열사들과 야구단을 연계한 전방위 마케팅을 펴며 사활을 걸었다. 랜더스 이름을 딴 제품들을 속속 개발해 이마트와 편의점, 스타벅스, 노브랜드 버거 등 주력 계열사 매장에서 출시하며 유통 사업과 야구단을 연계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KBO 리그 정규시즌 SSG랜더스의 마지막 홈경기가 열린 지난달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관중들이 노브랜드 버거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신세계푸드 제공
KBO 리그 정규시즌 SSG랜더스의 마지막 홈경기가 열린 지난달 3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관중들이 노브랜드 버거를 주문하고 있다. 사진=신세계푸드 제공

지난 6일 신세계그룹은 SSG랜더스의 첫 정규시즌 우승을 기념해 한정판 샴페인을 출시하기도 했다. 프로야구 우승 기념으로 샴페인을 출시한 것은 신세계가 처음이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신세계그룹 18개 계열사가 총출동해 고객에게 대규모 쇼핑 혜택을 주는 통합 프로모션 '2022 랜더스 데이'를, 5월에는 월트디즈니컴퍼니와 손잡고 '스타워즈 데이' 행사를, 7월에는 '노브랜드 버거 데이'를 진행했다.

행사마다 인천 SSG랜더스필드는 관련 테마로 꾸며졌고, 한정판 티셔츠를 내고 포토존을 만드는 등 즐길 거리도 늘렸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랜더스 관련 상품을 공개하거나, SSG랜더스필드의 매장을 소개하는 홍보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프로야구 관람과 쇼핑을 연계할 수 있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까지 조성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정 부회장은 SSG랜더스 창단 때부터 인천 청라 돔구장과 함께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 8월 유정복 인천시장과 만나 스타필드 청라 및 야구 돔구장 건설, 지하철 역사 신설에 협력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유정복 인천시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그룹이 2027년을 준공 목표로 추진 중인 돔구장은 2만석 규모로 야구경기 관람뿐만 아니라 케이팝 공연 등 각종 문화·예술 공연을 접할 수 있는 문화공간 역할도 겸하는 최첨단 멀티스타디움이다. 이를 통해 인천지역 일자리 창출뿐만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구단주로 나서서 선수들을 챙기고 계열사를 통한 전방위 마케팅을 하는 것은 효과가 크다"며 "특히 신세계그룹이 추진중인 야구장에서의 사업확장이 기대되는데, 음식을 비롯해 주차료, 굿즈, 관람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올 수익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