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10만원…1년새 3배 급등

[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재료인 탄산리튬 가격이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우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리튬 공급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12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전날 기준 ㎏당 507.5위안(약 10만원)을 기록하며 연일 최고점을 갱신 중이다. 1년 전(173위안·3만4300원) 가격과 비교하면 3배가량 급등한 수준이다.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2월 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격히 오르기 시작했다. 올 초 264.5위안으로 시작했던 가격은 3월 중순 472.5위안까지 올랐다. 이후 한 달 간 약세를 보이다 6월 들어 다시 450위안을 돌파했다.

탄산리튬 가격 급등세는 세계 최대인 중국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게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승용차협회는 올해 전기차 등 신에너지차 판매량을 전년보다 두 배 많은 600만대로 예상했다.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탄산리튬의 늘어난 수요가 가격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 8월 중국 내 폭염으로 인한 정전 사태로 탄산리튬 정제 공장의 가동이 중단된 것도 리튬 가격을 자극했다. 미국 달러화 초강세로 지난달 중국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는 등 정제에 필요한 호주·칠레산 리튬 수입 구매 가격이 오른 것도 한몫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영향도 크다. IRA가 중국산 광물이 포함된 전기차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할 수 없도록 하면서 중국 외 공급망에 대한 수요가 늘고, 리튬 가격도 더 치솟았다. 전 세계에 유통되는 리튬의 60% 이상을 중국이 가공·공급해 오고 있다.

최근 1년 새 탄산리튬 가격. 자료=한국자원정보서비스
최근 1년 새 탄산리튬 가격. 자료=한국자원정보서비스

이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게도 리튬 확보가 주요 과제로 부상했다. 중국이 아닌 해외 자원개발 업체에 지분을 투자하거나 장기공급계약을 맺는 등 리튬의 안정적 수급에 나섰다.

SK온은 호주의 자원개발 기업들과 잇따라 계약하며 전기차 배터리 원소재 공급망을 강화하고 있다. 전날 SK온은 호주 레이크 리소스 지분 10%를 투자, 리튬 총 23만톤을 장기 공급받는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지난달 28일에는 호주 글로벌 리튬과 양해각서를 맺기도 했다. 이 회사는 호주에서 2곳의 대규모 광산을 개발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캐나다 광물업체 2곳(아발론·스노레이크)과 수산화리튬 공급 계약을 맺었다. 2025년부터 5년 동안은 아발론으로부터 5만5000톤을, 10년간은 스노우레이크에서 20만톤을 공급받기로 했다. 앞서 지난 6월에는 미국 리튬 광물업체 컴파스와도 2025년부터 7년간 컴파스 미네랄이 생산하는 탄산·수산화리튬 40%를 공급받는 MOU도 체결했다.

삼성SDI는 폐배터리 재활용을 통해 리튬, 니켈 등 배터리 핵심 원소재를 회수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천안과 울산 등 국내 사업장에서 발생한 스크랩에서 리튬 등 원소재를 회수해 재활용하는 체계를 구축, 운영 중이다. 해당 체계는 올해 말레이시아와 헝가리에 적용됐고, 2025년에는 중국, 미국 등 전 해외 거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연구소 내 '리사이클연구 랩(Lab)'을 신설,  배터리 소재 회수율 향상과 친환경 소재 회수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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