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60대, 연간 28만대, 최대 3가지 모델 생산가능...최신식 설비투자
[창원(경남)=데일리한국 김진우 기자] “글로벌 GM 공장 최초로 창원공장에서는 조립 오류를 알려주는 시스템과 무인 작업이 가능한 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지난 19일 경남 창원 한국지엠 미디어 창원공장 투어 행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차세대 글로벌 신제품의 생산을 위해 창원공장에 최신식 설비투자를 했다는 관계자의 말에선 자부심까지 엿보였다.
한국지엠은 그동안 경차만 생산해왔던 창원공장을 차세대 전략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신차 생산공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창원공장에선 내년부터 차세대 CUV 모델이 본격 생산된다.
창원공장은 대규모 투자를 통해 생산효율성과 유연성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세계적 수준의 GM 생산기지로 자리잡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3월에는 8만㎡ 구모에 3층 높이 도장공장도 신축했으며, 같은해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프레스, 차체, 조립공장에 집중적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GM은 창원공장의 설비를 개조·교체에 9000억원을 투자했다.
김태영 한국지엠 창원공장 본부장은 "창원 공장은 시간당 60대, 연간 28만대, 최대 3가지 모델 생산이 가능하다"며 "내년부터 생산될 차세대 CUV를 포함해 더 큰 모델도 생산할 수 있도록 GM의 새로운 설비기준(BOE)과 최신 기술을 공장 전체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 깨끗하고 밝은 공장 환경 구축...'GM 품질향상 新시스템' 적용
이날 창원공장은 시험 생산 등의 이유로 비교적 조용했다. 가장 먼저 찾은 의장공장의 첫인상은 다른 완성차 업체 공장보다 깨끗하고 일조량도 풍부한 느낌이다. 특히 차체를 올려놓는 컨베이어 라인 바닥은 고급 마루 장판과 비슷한 재질로 마감, 움직일때 소음도 거의 없는 점이 인상깊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새로 설치한 컨베이어 라인은 작업자가 편안히 일할 수 있도록 공정에 따라 높낮이가 달라진다”면서 “컨베이어 라인이 조용한 이유는 체인 방식 대신 전동 스키드 방식으로 교체했으며 윤활유를 사용하지 않아 친환경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공장 최초로 창원공장은 ‘섀시 컨베이어’의 높이 조절이 가능하도록 했다. 섀시 컨베이어는 차량 서스펜션이나 파워트레인을 아래에서 위로 장착하는 곳이다. 이번 신기술 도입으로 창원공장은 작업자의 높이에 따라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됐다.
이밖에도 GM 최초로 '에러 검출 시스템(Error Proofing Platform)'을 공장 전체에 적용했다. 실제 공장 라인 한쪽에는 전동 임팩트와 여러 경광등이 붙은 노란색 구조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시스템은 조립 과정에서 규정치를 벗어난 오류가 발생하면 경광등 점멸과 알람음으로 작업자에게 알려준다. 수정이 이뤄질 때까지 라인 가동도 멈추게 된다고 한국지엠 관계자는 설명했다.
3D 비전 기술이 접목된 로봇 동기화 시스템도 창원공장에 최초로 적용됐다. 이 시스템은 로봇에 적용, 무인으로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에러 검출 시스템과 로봇 동기화 시스템은 GM 최초로 창원공장에 도입됐다”면서 “차세대 CUV 양산 품질은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새로운 컨베이어 시스템 도입과 일조량 확보 등 작업자 중심 환경으로 공장을 개선한 만큼, 창원공장 근로자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무인 카트가 부품 나르고 로봇이 용접하고"…자동화 공장 변신
차체·프레스 공장에선 근로자가 거의 없는 자동화 시스템이 눈에 띄었다. 공장 내부는 설비를 시험 가동할 작업자 외에는 로봇들이 가득했다. 특히 차체 용접은 605대의 로봇이 100% 담당하고 있었다. 이에 높은 품질 수준과 안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한국지엠 관계자는 소개했다.
창원공장에는 다른 공장에서 흔히 보이는 지게차가 보이지 않고 ‘무인전동로봇 자동안내카트(AGC)’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AGC는 차체 조립에 필요한 부품을 각 공정으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한국지엠은 31대의 AGC를 도입, 신속하면서도 정확한 공장으로 개선했다.
이동호 한국지엠 차체공장 책임자는 “공장내 모든 로봇은 차세대 CUV 생산을 위해 새롭게 설치한 것”이라며 “공장 개선으로 시험생산 품질 초기 목표치 75%를 상회하는 89.7%를 달성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신축한 도장 공장은 GM글로벌의 표준 기술을 적용한 자동화 설비를 갖췄다. 이 곳에선 시간당 60대의 차량 도장작업이 가능하며, 주요 공정의 자동화는 물론 환경 친화적인 설비 구축 등 최첨단 기술이 적용됐다. 특히 신규 장비 도입으로 다양한 크기의 차량 작업이 가능해 생산성까지 향상시켰다.
로베르토 렘펠 한국지엠 사장은 이날 "창원공장은 오랜 전통과 함께 오늘날에 경험할 최첨단 기술도 가지고 있다"며 "신과 구를 결합한 새로운 공장에서 생산될 차세대 CUV는 먼저 출시한 트레일블레이저처럼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GM은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차세대 CUV가 GM의 글로벌 비즈니스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GM은 국내 공장에서 생산되는 트레일블레이저와 차세대 CUV를 적시에 전 세계공장에 공급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는 2023년 기준 창원·부평공장의 연 50만대 규모 생산 역량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실판 아민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한국에서 GM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차세대 글로벌 신차의 성공이 중요하다”면서 “한국 팀은 GM의 글로벌 시장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전 세계 고객들을 위한 탁월한 성과를 낼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