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식 자동차 생산의 요람 역할을 한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에 있는 한국지엠(GM) 부평2공장이 오는 26일 생산 종료와 함께 폐쇄된다고 한국GM이 22일 밝혔다. 사진은 2010년대 한국GM 부평공장. ⓒ연합뉴스
현대식 자동차 생산의 요람 역할을 한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에 있는 한국지엠(GM) 부평2공장이 오는 26일 생산 종료와 함께 폐쇄된다고 한국GM이 22일 밝혔다. 사진은 2010년대 한국GM 부평공장.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한국지엠이 오는 26일부터 부평2공장을 폐쇄한다. 부평2공장서 생산되던 중형세단 '말리부'와 소형 SUV '트랙스'도 자연스럽게 단종된다. 한국지엠의 국내 생산 차종은 2종만 남게 됐다.

22일 한국지엠 노조에 따르면, 부평2공장은 당초 8월 폐쇄 예정이었지만 인력 재배치 등을 위해 11월로 일정을 연기했다. 2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부평공장엔 인원이 남고, 최근 증산준비를 마친 창원공장엔 인력이 부족해서다. 전환배치가 마무리되면 부평1공장엔 500여명, 창원공장엔 700여명의 생산직 근로자가 각각 근무하게 될 예정이다.

쉐보레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지엠 제공
쉐보레 더 뉴 말리부. 사진=한국지엠 제공

부평2공장 가동 중단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2공장서 생산되던 말리부와 트랙스의 판매가 부진해 가동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GM은 한국내 생산시설 효율을 높이기 위해 소형 SUV 트레일블레이저(부평1공장)와 2023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CUV(부평1공장, 창원공장) 등 2종만 생산키로 결정했다.

두 차종 모두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 높은 C세그먼트(준중형) SUV로, 내수용보다 수출에 힘이 실린다. 한국지엠의 효자차종인 '트레일블레이저'의 경우, 올해 1~10월 내수서 1만3039대 판매되는 동안 수출은 15만9823대(뷰익 앙코르 GX 포함)를 기록했다. 차세대 CUV 역시 국내 생산이 결정된 시점부터 ‘글로벌 전략차종’으로 불리며 한국보다 해외시장에 대한 기대가 큰 차다.

당장 11월부터 트랙스는 판매 중단됐다. 말리부와 스파크는 재고가 남아있어 연말까진 판매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지엠 부평공장. 사진=한국지엠 제공
한국지엠 부평공장. 사진=한국지엠 제공

주요 생산라인 세 곳 중 한 곳을 폐쇄했지만 한국지엠의 내년 생산목표는 공격적이다.

지난 10월 한국지엠 창립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아시프 카트리 GMI 생산부문 부사장은 “내년 1월 부평공장은 최대 생산에 도달하게 될 것이고, 창원의 경우 대략 내년 3월경 최대 생산량에 이르게 될 것”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2023년 50만대를 생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 50만대’는 최근 연 20만대 초반 수준을 이어가던 한국지엠 생산실적의 두 배가 넘는 수치로, 부평 및 창원공장 생산설비를 100% 가동했을 때 달성 가능한 실적이다.

한편, 한국지엠의 부평2공장은 1962년 새나라자동차의 군용차 조립 시설로 시작, 신진자동차가 새나라자동차를 인수하며 현대식 자동차 생산라인으로 개수됐다. 이후 대우자동차 프린스, 애스페로, 레간자, 토스카 등 주로 중형차 생산을 담당해 왔다. 이후 말리부 및 해외 수출 차종 일부 생산을 이어오다 실적 악화로 가동률이 떨어져 결국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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