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화천기계 경영권 분쟁을 주도한 슈퍼개미인 김성진 보아스에셋 대표가 매각했던 화천기계 주식을 다시 일부 매입하고 있다. 최근 법원의 판결로 일단락될 줄 알았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성진 대표는 지난달 21일 화천기계 주식 12만4300주를 장내매수했다. 또한 자신의 회사인 보아스에셋을 통해서도 15만6400주를 사들였다. 지난달 20일 94만주 대량매도로 10.43%에서 6.76%까지 떨어진 김 대표의 지분율은 다시 8.09%까지 올랐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배당과 임원 해임 및 선임’ 등 안건을 추진하려 했으나 법원의 청구가 기각돼 불가능하게 됐다”며 “그간 약 6개월동안 추진했던 보유목적을 이루지 못하게 되면서 이에 주식 일부를 처분하게 됐다”고 1일 공시를 통해 설명했다.

또한 그는 “오는 23일 주주총회가 소집되는지 여부 등의 확인 전후 앞으로의 대응방안을 수립할 것이다”라며 “향후 대응 방안 수립과 별개로 2023년 3월의 정기주주총회 주주제안으로 종전과 같은 임원 해임 및 선임 안건과 배당 안건 등을 청구할 예정이다”라고 계속 경영권 분쟁을 이어갈 것임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지난 4월 20일 본인을 포함해 보아스에셋과 원옥 등을 통해 화천기계 200만주를 대량 매수했다. 이후 추가매수를 통해 화천기계의 2대 주주(10.43%) 지위에 올랐다.

이후 사측에 주주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1주당 3500원(총배당금 693억원)을 배당할 것을 요구해왔다. 또한 기존 임원을 해임하고 주주가 추천하는 임원을 새로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사측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자 지난 7월과 8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시주총 소집허가 가처분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에서는 지난달 14일 김 대표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 결정했다. 이로 인해 내달 23일 열리는 임시주총도 철회됐다.

한때 김 대표의 주장을 지지하는 소액주주들이 늘어나면서 주가도 8150원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원의 기각 결정으로 김 대표의 주장이 힘을 잃으면서, 361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김 대표가 법원의 결정과 관계없이 계속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겠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최근 주가는 4500원대까지 회복한 상황이다.

현재 화천기계 대주주 지분율은 34.54%로, 김 대표가 보유한 주식만으로는 맞서기란 어렵다. 따라서 50%가 넘게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소액주주(53.88%)의 지지를 누가 얻느냐에 따라서 그 결과는 크게 달라진다. 김 대표 역시 주주친환정책을 내세워 소액주주의 지지를 얻고자 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과 달리 김 대표가 최근 주식을 대량 매도한 데 대한 주주들의 불만이 커져, 원하는 만큼의 지분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일부 투자자의 경우 주식 커뮤니티를 통해 김 대표가 과거부터 부실한 기업을 투자해 큰 시세차익을 남긴 데 대해 반감을 표하기도 했다.

예컨대 김 대표는 지난 1998년부터 2000년대까지 극동건설 지분을 사들였다. 이후 극동건설의 법정관리 조기 졸업을 위해 법원에 회사정리계획안 변경서를 신청하겠다며 투자자들에게 큰 지지를 받았다. 변경서를 신청하기 전 회사를 상대로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청구 소송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법원에서 기각 판결이 나기 전 주식을 매도해 큰 차익을 시현했다.

화천기계 역시 지난달 14일 법원의 가처분 기각 결정이 난후, 다음 거래일인 지난달 17일 월요일에 대량매도해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김 대표는 극동건설 외에도 △충남방적(현 SG글로벌) △고려산업 △한국폴리우레탄(현 진양폴리우레탄) 등 부실기업이나 저평가 받는 기업을 투자해 큰 차익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