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인사 관련 규정 수정, 행장 후보 추가 모집 '구설수' 지속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중징계 확정…"관료 앉힌다는 설 파다"
"對정부교섭 등 장점 분명 존재하나…정부 입김만으론 안돼"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BNK금융지주 제공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BNK금융지주 제공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최근 일부 금융사 CEO 선정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외부인사가 주목을 받거나 경영승계 규정이 개정되면서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가 시작되는게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금융노조는 즉각 반발에 나섰고 이를 바라보는 업계 시선도 차갑게 식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낙하산 인사' 관련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금융사는 BNK금융, 수협은행 등이다. 이중 BNK금융은 지난 7일 현 김지완 회장이 사임하면서 논란은 더욱 불거졌다. 김 회장은 2017년 9월 회장 부임 이후 한 번의 연임을 거쳐 약 5년간 그룹을 이끌어 온 인물이다. 

공식적인 사임 이유는 건강 악화, 경영·조직 안정이나,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아들이 근무하고 있는 증권사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나온게 사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도덕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의 사임으로 공백이 생기면서 업계의 시각은 '차기 회장'에 쏠리고 있다. 이사회는 최근 외부인사도 회장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도록 경영승계 규정 일부를 수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감사 지적 이후 전해졌으나 일각에서는 '낙하산 인사를 위해 문을 여는 행위'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또 차기 수협은행장 공모 과정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수협은행 행장추천위원회(행추위)는 지난달 25일부터 후보자 면접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최종후보를 결정하지 못했고 지난 7일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행추위는 이달 15일 재논의를 통해 최종후보를 정할 예정이다. 

현재 면접을 치른 수협은행장 후보는 △김진균 현 수협은행장 △강신숙 수협중앙회 금융담당 부대표 △권재철 전 수협은행 수석부행장 △김철환 전 수협은행 부행장 △최기의 KS신용정보 부회장 △신현준 한국신용정보원장 △강철승 전 중앙대 교수 등 7명이다. 

신현준 원장과 강철승 전 교수는 재공모를 통해 입후보했다. 이중 신현준 원장은 7명의 후보 중 유일한 관료출신이다. 1991년 제35회 행정고시 합격한 후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 우정사업본부 등을 거쳤다.

행추위는 총 5명으로 이중 3명은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해양수산부 장관이 각각 추천했고 2명은 수협중앙회장이 추천한 인물이다. 최종 행장 후보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이들 중 4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서 정치권과 친한 인사를 뽑으려는게 아니냐는 의심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는 전날 성명서를 통해 차기 행장 선정이 밀리고 행추위가 후보를 추가한 것에 대해 '촌극'이라고 비판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사진=우리금융 제공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사진=우리금융 제공

노조는 또한 우리금융그룹에 대해선 "라임펀드 판매를 빌미로 무리한 중징계를 통해 현 회장(손태승 회장)을 몰아내고 전직 관료를 앉히려 한다는 소문이 시장에 파다하다"라며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꼬집었다.

금융위원회는 9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에 '문책경고' 상당의 중징계를 내렸다. 문책경고 이상의 중징계를 받을 경우 3~5년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된다. 

금융권의 일반 시각도 노조와 다르지 않다. 한 관계자는 "전문성을 갖췄거나 대(對)정부 교섭에 능한 외부인사가 조직을 이끌어 나갈 때, 생길 수 있는 장점은 분명히 존재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그러한 능력이 없는 인사가 정부의 입김만으로 CEO로 자리한다면 해당 금융사는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된다"라며 "이것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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