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홍정표 기자]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 운영사인 메쉬코리아의 경영권 매각 관련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협상 시한이 임박했지만 최종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OK캐피탈이 메쉬코리아의 채무상환 만기 연장을 결정함에 따라 한숨 돌리게 됐다.

사진=메쉬코리아 제공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OK캐피탈은 메쉬코리아의 주식담보대출 만기를 연장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OK캐피탈은 지난 2월 유정범 메쉬코리아 대표(14.82%)와 김형설 사내이사(6.18%)의 보유 지분 전량을 담보로 360억원을 대출한 바 있다.

OK캐피탈의 대출 만기 연장으로 지지부진한 매각 협상에 긴장하던 메쉬코리아도 한숨 돌리게 됐다.

지난달 14일 마감된 메쉬코리아 예비입찰에는 바로고, 생각대로, 만나플러스 등 경쟁 배달대행사들을 포함해 6곳의 업체가 참여했다. 

이들 업체들은 예비 입찰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당초부터 본입찰에 참여할 의사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배달대행 업계 한 관계자는 “예비입찰은 구속력 없이 경쟁사의 재무상태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인 만큼 대부분 업체들이 참여했을 것”이라면서 “메쉬코리아의 매각가를 고려하면 실제로 인수에 관심을 가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메쉬코리아는 지난해 배달대행사 중 최초로 기업가치 1조원 ‘유니콘’ 기업에 가깝다는 평가를 들었다. 하지만 지난 9월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KT가 투자를 검토할 당시 5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현재 메쉬코리아의 매각 추진가는 2000억~3000억원 사이다. 그러나 입찰 참여사들은 이 가격에 인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쉬코리아의 콜 수를 끌어온다면 시장 영향력 확보에는 유리하지만, 영업을 통한 가맹점 확보가 더 효율적이라는 계산이다.

배달대행사들은 배달 콜 수로 점유율 측정하는데, 바로고·만나플러스·생각대로 3사의 월간 콜 수는 각각 약 1700만·1500만·1400만건 정도로 추정된다. 메쉬코리아의 월간 콜 수는 800만건 수준으로, 인수하는 쪽에서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단순 콜 수 확보로만 따지자면 영업을 통해서 확보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배달대행업체들은 지역 배달대행 사업체들을 끌어들여 콜 수를 확보하는데, 메쉬코리아가 가지고 있는 800만 콜 정도는 약 500억원의 자금을 통해 확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쉬코리아의 누적적자 또한 문제다. 메쉬코리아는 2019년 매출 1614억원에서 지난해 3038억원으로 매출 규모를 지속해서 키웠지만 지속된 적자로 누적 결손금이 1100억원에 달한다.

지난 7월부터 새벽배송과 식자재 배송 등 적자 사업을 정리하며 2분기 156억원 대비 3분기 130억원 수준으로 영업손실 규모를 줄이긴 했지만 아직까지 적자 상태다.

메쉬코리아는 내년 상반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4분기 중 풀필먼트 사업 등을 추가로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사진=메쉬코리아 제공
사진=메쉬코리아 제공

입찰에 참여했던 업체들이 인수에 소극적으로 나오면서 메쉬코리아의 매각이 불발로 그칠 가능성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메쉬코리아의 매각이 불발되면 최악의 경우 메쉬코리아 시스템을 이용하는 자영업자 및 라이더 등의 적립금 계좌 등이 동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경우 수십억에서 수백억원대의 피해액이 발생할 수 있다.

배달대행사들은 통상적으로 개별 라이더와 음식점의 적립금 계좌 운영을 통해 배달 콜을 중개한다. 가령 음식점에 1건의 배달주문이 들어오면 음식점의 적립금에서 배달금액 만큼 차감된 후 중개 수수료를 제한 나머지 금액이 라이더에게 입금되는 방식이다.

이 적립금 계좌들은 통상적으로 회사의 자산이 아닌 자영업자 및 라이더의 개인 재산으로 분류되지만 회사 자산에 보존 조치 등이 행해지는 경우 함께 동결될 수 있다. 보통 개인 적립금이 수만원대에서 수백만원대에 달하는 만큼, 피해액은 최대 수백억원까지 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다행히 OK캐피탈은 메쉬코리아의 주식담보대출 만기를 연장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개선 후에 매각이 이뤄질 수 있게 됐다.

OK캐피탈은 지난 8월 1차 상환일 당시 조기상환선택권을 행사하지 않고, 11월 15일 만기까지 유예했다.

메쉬코리아는 대출 만기가 한 달 반가량 남은 지난달 초부터 경영권 매각에 나섰는데, 시간이 지나치게 촉박해 불리한 매각이 될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만기가 연장되게 되면 회사가 지난 9월 말부터 실시중인 구조조정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메쉬코리아 관계자는 “ 만약 OK캐피탈이 대출 만기를 연장한다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매각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회사는 내년 상반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해 적자폭을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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