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홍정표 기자] 배달대행 플랫폼 ‘부릉’의 운영사인 메쉬코리아가 자금난에 결국 경영원 매각에 나선다. 매각 후 적자 사업인 새벽배송 및 식자재 유통 사업을 접고 흑자 사업인 이륜차 실시간 배송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잠재 인수자들은 메쉬코리아 매물에 대해 딱히 매력을 느끼지 않는 모양새다. 

사진=메쉬코리아 제공
사진=메쉬코리아 제공

13일 IB업계에 따르면 메쉬코리아는 주주단과 현 경영진, OK캐피탈과 3자 합의를 통해 경영권 바이아웃 딜을 공동 추진한다. 매각 자문 주관사로는 삼정KPMG를 선임했다. 

메쉬코리아 지난해 말 기준 주주사로는 네이버(18.48%)와 GS리테일(18.46%), 현대자동차(8.88%) 등이 있고 주요 채권자는 OK캐피탈이다.

메쉬코리아는 상환전환우선주(RCPS) 또는 전환사채(CB)를 발행해 신규 자금을 회사에 투입하는 방식으로 경영권을 넘긴다는 계획이다. 

메쉬코리아는 올 2월 OK캐피탈로부터 유정범 대표 등 주주 지분을 담보로 약 360억원을 대출받았다. 대출 만기는 8월에서 한차례 연장해 11월까지로 미뤄졌다.

메쉬코리아는 2013년 유 대표가 창업한 배달대행 플랫폼이다. 오토바이와 트럭으로 물건을 기업이나 점포에 배달해주는 B2B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후 국내 벤처캐피탈 및 대기업 등으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유치하면서 사륜차와 풀필먼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하지만 사업 확장 여파로 2020년 178억원에서 2021년 365억원으로 적자폭이 커지고, 지난해 7월 투자 유치 이후 1년 이상 새 돈을 들이지 못하며 극심한 자금난을 겪었다. 11월 대출 만기가 임박해오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측은 “신규 투자자에 현 경영진의 의결권을 위임하고 이후 재신임을 물을 계획”이라며 “이번 투자 유치로 기존 OK캐피탈 주식담보대출은 상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계획도 쉽지 않아 보인다. 경쟁 배달대행사 뿐만 아니라 배달 중개 플랫폼을 비롯해 유통사 등이 메쉬코리아라는 매물에 시큰둥한 분위기다.

메쉬코리아는 앞으로 이륜차 실시간 배송에 집중한다는 계획인데, 그 동안 사륜차와 풀필먼트 사업에 치중하느라 관련 역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다는 평가다.

배달대행사들은 배달 콜 수로 점유율 측정하는데, 바로고·만나플러스·생각대로 3사의 월간 콜 수는 각각 약 1700만·1500만·1400만건 정도로 추정된다. 이에 반해 메쉬코리아의 월간 콜 수는 800만건 수준에 그친다.

한 배달대행업계 관계자는 “메쉬코리아를 인수하는 업체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수는 있겠지만, 인수 가격이나 성장성 등에서 메리트가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며 “업체들에 인수 제의가 들어오고 있지만 관심을 보이는 업체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배달 중개 플랫폼 역시 큰 관심을 보이지는 않고 있다. 주문 중개만 하는 업체에서 배달대행 업체를 인수한다면 자체 배달이 가능해져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겠지만, 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등 주요 배달 중개 플랫폼 3사는 이미 자체 배달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올 들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배달이 줄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 플랫폼 3사의 지난 8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총 3218만4000여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가량 감소했다. 플랫폼에 있어 배달 역량 강화가 급박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대주주인 네이버와 GS리테일 역시 보수적이긴 마찬가지다. 다만 네이버와 GS리테일 모두 음식 배달 등 배달 서비스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지분 인수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에 대해 양사는 “명확히 정해진 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현재 메쉬코리아의 매각 추진가는 3000억원 이하로 알려졌다. 지난해만 해도 1조원 기업가치를 기대하며 투자 유치에 나섰지만, 경영난이 심화되면서 지난달 KT가 투자를 검토할 당시 5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IB 업계 관계자는 "대출 만기 시일이 정해진 상황에서 매각이 길어지면 기업가치는 크게 낮아질 수 있겠지만 배달 시장의 높은 성장성에 투자자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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