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을 8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수도 리야드에서 환대하고 있는 모습. 시 주석은 10일까지 사우디에 머물며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무함마드 왕세자와 회담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을 8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수도 리야드에서 환대하고 있는 모습. 시 주석은 10일까지 사우디에 머물며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무함마드 왕세자와 회담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지현 기자]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의 관계가 점점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사실상 동맹에 준하는 '동반자 협정'을 맺고, 양국의 초대형 국책사업에도 적극 힘을 보태기로 하는가 하면, 중국의 숙원인 '석유 위안화 결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도 흘러나오고 있다. 

9일 외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사우디의 수도 리야드를 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살만 빈 알둘아지즈 사우디 국왕과 회담을 하고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서명했다. 지도자가 2년 주기로 두 나라를 오가는 '정상급 셔틀 외교'에도 합의했다.

대규모 투자 양해각서 체결도 진행됐다. 양국은 이날 그린 수소·태양광·건설·정보통신·클라우드·의료·교통·건설 등 분야에 걸쳐 총액 1100억 리얄(약 38조6000억원·사우디 국영 SPA통신 보도 기준) 규모의 협력 협정을 체결했다.

특히 해당 협정에는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사우디에 초고속 인터넷 단지와 클라우드 센터를 건설하는 계획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화웨이는 미중 무역전쟁 국면에서 미국의 집중 제재를 받아온 기업이다. 미국은 주요 동맹국들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지 말라고 요구한 바 있다. 

위안화로 원유 선물 거래를 뜻하는 '페트로 위안(위안화 원유 결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곧 페트로 달러 파기가 논의되고 있다는 의미로, 페트로 달러란 지난 1974년 미국과 사우디가 맺은 원유 거래 시 달러만을 사용하기로 한 협정을 뜻한다. 

중국 관영 언론인 글로벌 타임즈는 사우디와 중국의 관계 강화로 석유 결제에서 위안화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이날 보도했다. 

지난 3월 중국 외교부는 '신시대의 중국-아랍 협력' 보고서에서 중국은 아랍 국가 중앙은행과 통화 협력을 강화하고, 국경 간 현지 통화결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슷한 시기에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는 중국과 사우디가 원유 대금을 달러 대신 위안화로 결제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 세계 원유의 80% 이상이 달러로 거래되는 상황에서 만약 사우디가 중국과의 원유 거래에서 위안화 사용을 허용할 경우 달러 패권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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