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1371원 마감, 한때 연고점↑…美 '긴축기조' 탓
일본, 완화 기조 여파…유로, 경기 침체 우려도 영향
"현재 마땅한 지지선 無…상단 1400원까지 열 필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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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미국의 긴축정책이 각국 통화 가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원화뿐만 아니라 엔화, 유로 등 주요국 통화가 최근 평가절하되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이 '강달러' 현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는 전일 대비 0.3원 오른 1371.7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환율은 장중 1377원까지 치솟으며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최근 원화 약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긴축 기조 탓이다. 연준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하겠다고 밝혔고, 파월 의장은 지난달 잭슨홀 미팅에서 이를 공고히했다.

실제 미국은 잭슨홀 미팅 전까지 올해만 네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특히 6, 7월에는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연달아 단행하며 기준금리를 2.50%(상단 기준)까지 끌어 올렸다.  

이 여파로 엔화, 유로화도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엔화는 최근 달러당 140엔까지 치솟으며 1998년 이후 24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이 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있는 반면, 일본은 마이너스 기준금리(-0.10%)를 유지하는 등 완화적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것도 가치 절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달러 대비 엔화는 이날도 0.56엔 가량 상승하며 141엔을 넘어섰다. 엔화는 지난 2일 140.80엔을 갈아치웠고 올해만 약 26엔 뛰었다. 엔화가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가치가 하락했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유로화와 달러화가 1대1로 교환되는 '패리티'(Parity) 현상이 최근 깨지면서 유로화 가치도 하락하고 있다. 이날 유로화는 1유로당 0.9954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가치는 1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지난 5일(현지시간)엔 20년여만에 처음으로 장중 0.98달러 밑으로 하락했다. 시장에선 미국의 긴축정책과 경기침체 우려가 가치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최근 러시아 국영가스회사가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유로화의 가치는 더 떨어졌다. 

아울러 위안화, 파운드화 등 주요국 통화 가치도 최근 약세를 못벗어나고 있다. 이때문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도 감소한 모양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전월에 비해 21억8000만달러 줄어든 4364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감소한 이유에 대해 외화자산 운용수익,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등이 늘었으나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국 달러 환산액이 줄어든 탓이라고 설명했다. 또 실제 미국 달러가 지난달 2.3% 평가절상됐다고 부연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달러 강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달에도 강달러 기조는 이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는데, 달러가 계속해서 오르는 외환시장의 흐름을 바꿀만한 요인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이달 FOMC 이전까지 외환시장은 연준 긴축 기조를 주시하며 강달러 기조를 유지할 것이고 유럽 경제 부진한 상황도 이를 유도할 전망"이라고 봤다.

이어 "달러-위안 환율이 중국경제와 미-중 금리차 재역전을 반영해 6.9위안대를 기록하고 있고 지난달 한국의 무역수지 적자 폭이 커진 것도 원화약세를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레벨 부담으로 당국의 개입과 대응 의지가 확대되고 있으나 현재 환율 수준에선 마땅한 저항선이 없다"며 "수급 쏠림 감안 시 환율의 상단은 14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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