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매매단지 . 사진=KAMA 제공
중고차 매매단지 . 사진=KAMA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중고차 시장이 심상치 않다. 여느 해와 달리 연초에도 하락세가 이어진다. 대형 플랫폼들은 인기 품목인 1000만원대 RV나 차령 2년 미만 상급 매물까지 가격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고금리 여파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1월 중고차 할부 금리는 법정 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하는 19%대에 달한다. 중고차 매매상사들은 매입을 위한 대출에 난색을 표하고, 중고차 할부 구매 문의도 뚝 끊겼다. 수요도 공급도 잔뜩 위축됐다는 것이 영업 일선의 설명이다.

지해성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사무국장은 “연식변경 이슈로 연말 중고차 시세가 하락한 뒤 연초부터 회복기에 접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올해는 고금리 영향으로 거래량이 줄며 시세도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중고차 판매 중 캐피털을 이용하는 비중을 60~70%로 보는데, 현재 금리로는 소비자들이 구매를 결정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는 특히 1000만원대 중고차 시세 하락이 두드러질 것으로 분석했다. 1000만원대 가성비 인기 차종으로 꼽히는 △쌍용차 렉스턴 W(10.6%↓) △기아 올 뉴 카니발(9.7%↓) △현대 캐스퍼(6.4%↓) △기아 올 뉴 쏘렌토(4.4%↓) 등의 시세 하락이 예상된다는 것이 케이카측 설명이다.

통상 1000만원대 중고 SUV·RV는 신차 가격의 절반 이상 감가가 이뤄진데다 수요가 탄탄해 가격 방어가 잘 되는 상품으로 본다. 해당 부문의 시세 하락에 업계가 주목하는 배경이다.

박상일 케이카 PM1팀장은 “국산차는 물론 수입 브랜드의 인증중고차 등 중고차 전반의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전기차나 하이브리드 역시 시세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며 중고차 시세가 과열되기 전인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은 국산차 수입차 모두 시세가 떨어진 것으로 파악했다. 2020년형·5만㎞ 미만 인기 매물 시세를 조사한 결과, 전월 대비 중고 국산차는 1.33%, 중고 수입차는 1.73% 하락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엔카닷컴 내 등록된 매물 중 △현대차 투싼(NX4) 1.6 터보 2WD 인스퍼레이션(3.18%↓) △팰리세이드 2.2 2WD 프레스티지(2.83%↓) △BMW 320i(G20) M스포츠(3.46%↓)  △아우디 A4 (B9) 35 TDI 프리미엄(3.15%↓)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엔카닷컴 관계자는 “지난해 1월은 신차 출고 지연의 영향으로 시세 변동이 적었지만, 올해는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인다”며 “중고차 가격 과열 현상이 진정되는 추세로 접어들고 있으나, 가계 지출이 많은 1월 설 연휴가 지나면 다시 시세가 오를 가능성도 있어 차량 구매를 고려해 봄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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