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현대리바트 등 올해도 제품 가격 인상 대응
악재 길어지자 연봉 삭감 등 긴축경영 체제 돌입

[데일리한국 홍정표 기자] 가구·인테리어 업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주택 매매거래 감소로 실적이 악화되고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임원진 임금 삭감 및 원가 절감 등 긴축 경영에 들어갔다. 또 비효율적인 사업군을 정리하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섰다. 

상암동 한샘 사옥. 사진=한샘 제공
상암동 한샘 사옥. 사진=한샘 제공

11일 가구·인테리어 업계에 따르면 박진규 에넥스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강도 높은 원가 및 비용 절감’을 강조했다.

박 회장은 “원가 투입 과정의 전 단계를 면밀히 검토해 비효율적인 관행을 개선하고, 수주에서부터 시공, A/S에 이르기까지 비용 절감에 반드시 주력해야 한다”며 “모든 분야에서 원가 절감을 이루어 낼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을 모색해 차별화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달라”고 말했다.

에넥스가 이렇게 체질 개선에 나서는 것은 기존 B2B 사업 구조에서 B2C로 전환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에넥스는 신규 주택에 가구를 공급하는 특판 사업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해왔지만, 최근 주택 거래 침체로 관련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에넥스는 사업 영역 전환을 위해 원가 절감을 통해 확보한 여유 자금으로 신규 제품군 라인업을 늘리고, 지난 9일 오픈한 '더 에넥스 강남' 등 오프라인 접점을 확대하는 등 B2C 부분 영업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김진태 한샘 대표는 지난해부터 주가 10만원 달성 시까지 본인 급여를 최저임금 수준으로 삭감했다. 한샘의 주가는 지난해 10월 31일 3만7450원으로 최저가를 기록한 이후 현재 4만7000~4만80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샘은 서울 상암동 사옥을 매각해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는 구독 서비스 등을 중단했다. 

한샘의 이 같은 행보는 최대한 현금을 끌어모아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고 신사업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샘은 최근 글래드 호텔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호텔 가구 시장 공략에 나섰으며, 내달 중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도 선보인다. 

통합 플랫폼은 한샘몰과 한샘닷컴을 통합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높이고 리모델링 공사 전반을 관리하게 될 예정이다.

안정호 시몬스 대표. 사진=시몬스 제공
안정호 시몬스 대표. 사진=시몬스 제공

침대업체 시몬스는 안정호 대표를 필두로 임원진 16명의 연봉 20% 삭감을 결정했다. 시몬스는 원부자재값과 물류비, 인건비 상승 등 전반적인 위기에 따라 비상경영 체제를 실시한다. 

그러나 가격 인상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회사측은 “임원 연봉 삭감은 비상경영 체제의 일환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제품 가격 동결하는 대신 임원들의 연봉 삭감을 통해 소비자와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이라며 “임원진을 제외한 전 직원의 연봉은 전년 대비 평균 5.9% 인상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이은 악재로 인해 업계 전반의 실적이 급락하면서 지난해에 이어 연초부터 대다수 업체가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며 “주택거래 침체 등 상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는 등 체질 개선을 통해 장기 불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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