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의 불출마를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이 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나 부위원장이) 대통령 직속 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정치적 행보를 하는 것에 대해 대통령실 주변에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만약 (나 부위원장이) 전대에 나올 생각이 있으면 정부 직을 정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정부 직을 갖고 있으면서 전대행보를 하는 것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많이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정부직을 제대로 수행하라’, ‘정부직을 하면서 정치에 관여하느냐’ 그런 측면을 보는 것이지 당에 대한 관여라고는 볼 수 없다"며 대통령실의 당권 개입 의혹에 대해선 부정했다.

같은 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통령실이 최근 나 부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낸 데 대해 "(나 부위원장의 당권 도전을 막기 위한 반응으로) 해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나 부위원장을 저출산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했을 때는 ‘당권 도전을 하지 말아라’라는 이런 뜻이 내포됐다"면서 "거기에 반대되는 방향을 보이니까 (대통령실에서) 그런 격한 반응이 나오지 않았나 이렇게 추측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대표가 된 다음에 추구하는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당권에 도전한다는 건 누구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라디오에 나와 "지금은 대부분 의원이 이미 친윤(친윤석열)그룹으로 포섭이 되면서 김기현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면서 "2년 전 나 부위원장에게 조언하고 함께했던 참모 그룹이 거의 나 부위원장과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전했다.

유 의원은 "당심은 이준석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여줬던 모습에서 내부총질에 대한 강한 저항감이 있다"며 "만일 나 부위원장이 이준석 대표하고 같은 스탠스로 변화할 수 있다면 모르는데 그렇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나 부위원장이) 저출산고령화사회 부위원장, 기후대사를 맡은 지 3개월밖에 안 됐다"라며 "본인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면서 관심을 갖다 보니 명분이 굉장히 약하다. 저출산고령화 부분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맡겨 놨는데 갑자기 당 대표로 나온다면 사실 명분이 많이 떨어진다"면서 에둘러 불출마를 권했다.

그러나 이준석계로 꼽히는 김용태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나  부위원장을 향해 “지금이 별의 순간”이라며 당권 출마를 독려하고 나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전날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나 부위원장의) 지지율이 깡패”라며 “나 부위원장을 출마 못하도록 많은 의원들이 조리돌림하고 있는 걸 보면 나 부위원장이 더 용기를 내야한다”고 힘을 실었다.

그는 “출마가 대통령하고 각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며 “대통령과의 친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말 실력 있는 당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거듭 출마를 권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나 부위원장의 저출산 대책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 정책 기조에 반하는 것”, “위원회가 한번도 열리지 않았는데 위원회의 뜻이라는 건 새빨간 거짓말”, “거짓말 할 것이라면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등 공개적인 비판을 하며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