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규명·책임자 처벌이 위로"
"반려견도 보는 尹대통령, 우리는 왜 못 보는 것인가"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은 12일 참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물으며 울분을 쏟아냈다.
이태원 참사로 숨진 배우 이지한씨 어머니 조미은씨는 이날 유가족·생존자 등이 참석한 2차 공청회의 진술인으로 출석해 "정부의 부재로 살릴 수 있었던 생명을 잃게 한 무책임한 행위에 대해 분함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조씨는 “현장에 두 번이나 갔던 용산구청장 박희영은 옆집 아줌마인양 기자들을 막기만 했고, 현장 상황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아무 조치도 하지 않았다”며 “청문회 증인으로 앉아 있으면서도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죄송한 마음보다는 직원들이 걱정된다고 하는 등 과연 사람이 할 수 있는 말과 생각인가 의심케하는 발언만 일삼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용산서 상황실장 송병주는 쏟아지는 인파를 인도로 몰으라고 지시한 살인자라는 생각이 든다. 인파를 도로로 분산시켰다면 몇 명이라도 살았을 것 아닌가“라며 ”상황실에 있던 류미진(당시 서울청 상황관리관)과 정대경(전 서울청 112상황3팀장), 설렁탕 먹고 뒷짐지고 아무것도 모르는 척 느릿느릿 걸어간 이임재(전 용산경찰서장). 이 다섯명은 예측, 대비, 대응, 수습 어느 하나 제대로 한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조씨는 "상황을 몰랐다고 해야 살인죄를 면하니까 그들의 머리로 계산해서 또는 연습하고 훈련받아 애매모호하게 발언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 참사는 구청장부터 총리까지 굴비 엮듯이 모두 상황을 공유해 알고 있었으나 마치 인지하지 못한 양 빠져나가려 하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또 "운좋게 해외에 있던 (오세훈) 서울시장도 직무유기이고, 85분간 상황설명만 듣고도 '그 시간 제가 놀았겠나'라는 이상민 장관도 죄를 면치 못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부모의 입장으로 진실을 제대로 밝혀달라는 것이고 ‘윗선에 책임을 물은 전례가 없다’는 말 대신 잘못이 있는 책임자를 철저히 가려 처벌해 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대통령께 묻고 싶다. ‘새롬이’(반려견)도 보는 당신을, 접견 신청을 한 우리는 왜 못 보는 건가”라며 “유가족도 국민이고 이 참사의 당사자”라고 말했다.
유가족 서이현씨도 “참사가 난 지 76일째지만 단 한 번이라도 정부가 공식적으로 유가족을 만난 적도 사과한 적도 없었다. 그래서 저는, 우리 유가족은 더 외롭고 힘들다”며 "유가족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길은 정확한 진상규명과 모든 책임자를 처벌하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 가족에게 가장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 최선미씨는 "유가족들은 참사가 왜 일어났으며 어떤 구급 조치를 받았으며 왜 신원 확인이 12시간이나 걸렸고 시신 수습 과정이 어땠는지 지금도 알지 못한다"며 "더 이상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정무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를 명령한다"며 책임자 사퇴를 촉구했다.
이종철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국회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지난 국정감사 때 국회의원님들이 행정부를 잘 감시해서 이 모래성 같은 행정부와 경찰청 조직에 대한 상황을 인지하고 꾸짖고 일 못하는 분들을 처벌해 주셨으면 이런 참사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유가족들이 보는 방향을 같이 똑같이 여야 의원님들이 똑같이 바라보시고 우리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는지 뒷다리는 잡지 마시고 앉아서 같은 방향만 바라봐 주셔도 저희에게는 큰 힘이 된다"며 "앞으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정쟁의 도구로 딜하는 일이 절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부탁드리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