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홍정표 기자] 3040 관객들에게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인기에 극장가가 상영관을 늘리고 있다. 특히 과거 TV애니메이션으로 추억을 회상하기 좋은 더빙판에 대한 수요가 몰리면서 관객들의 요청이 끊이지 않자 더빙판 상영 비중을 확대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포스터
'더 퍼스트 슬램덩크' 포스터

13일 극장가에 따르면 CGV는 지난 11일부터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더빙판 상영 비중을 자막판 대비 10% 높게 편성했다.

CGV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개봉일인 지난 4일에는 자막판이 더빙판 대비 30% 더 높게 편성했다.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와 자막판 관객들 위주로 더빙판에 수요가 확인되면서 개봉 2주차인 11일 편성을 확대했다.

롯데시네마 역시 더빙판의 상영 횟수를 늘리고 있다. 개봉 당시부터 더빙판의 상영관을 일반 외화 대비 많게 설정했지만, 그럼에도 수요가 넘치면서 편성을 늘리는 중이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슬램덩크는 예전 애니메이션 당시를 추억하는 관객 분들이 많아 애초에 더빙판의 비중을 높게 설정했지만, 저녁 시간대 등에 더빙판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많아 상영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1990년부터 1996년까지 연재된 만화 ‘슬램덩크’를 원작으로 하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전국 제패를 꿈꾸는 북산고 농구부 5인방의 도전을 그렸다.

개봉 당시부터 당시를 추억하는 3040 남성 관객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개봉 6일만인 10일 누적 관객수 50만을 돌파했다.

이는 2021년 215만명 관객을 모아 역대 일본 애니메이션 국내 흥행 3위를 기록한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이 같은 기간 모은 관객 수의 두 배 수준이다.

지난 9일부터는 일일 관객수 기준 뮤지컬 영화 ‘영웅’을 제치고 2위를 기록하며, 지난달 개봉 이후 흥행이 잠잠해진 ‘아바타: 물의 길’을 위협하고 있다.

영화 개봉에 다시보기 열풍도 불면서 넷플릭스, 티빙 등 OTT 서비스에서는 1999년 SBS에서 방영된 슬램덩크 TV 애니메이션이 상위권으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일반적인 외화의 경우 자막판을 즐기는 영화팬이 더 많지만 슬램덩크는 원작 만화책과 TV 애니메이션의 추억을 100% 느낄 수 있는 더빙판에 대한 인기가 높은 편이다.

최근에는 자막판과 더빙판 모두를 즐기려는 ‘슬친자(슬램덩크에 미친 자)’들의 N차 관람 열풍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자막판으로 영화를 감상한 30대 A씨는 “근처 영화관이 저녁 시간대에 자막판밖에 편성이 되지 않아 자막판으로 영화를 감상했다”며 “자막판도 충분히 재밌었지만 ‘강백호’라는 이름을 다시 듣고 싶은 마음에 주말에 더빙판을 보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극장가 관계자는 “성우 강수진, 신용우, 엄상현, 장민혁, 최낙윤, 소연 등 국내 최정상 성우진이 총출동한 더빙판에 대한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며 “당분간 N차 관람객을 중심으로 한 흥행몰이가 이어지면서 설 이후에도 열기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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