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사절단으로 활동한 재계 총수들이 스위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초청받은 이들만 참석할 수 있는 상위 1%의 국제 사교 모임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UAE에서 투자 유치에 중점을 뒀던 총수들은 스위스에서는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 초점을 맞춘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이재용‧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SK그룹 최태원‧LG그룹 구광모‧롯데그룹 신동빈 회장 등 5대그룹 총수들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다보스 포럼 참석을 위해 스위스로 이동했다. GS그룹에선 허태수 회장이 다보스를 찾았다. 한화와 HD현대에서는 각각 신진 그룹 후계자로 꼽히는 김동관 부회장, 정기선 사장이 참석했다. 효성그룹 역시 3세 경영자인 조현상 부회장이 참가했다.
이들은 오는 20일까지 다보스포럼에서 각국 2700여명의 정‧재계 오피니언 리더들과 교류하며 협력 확대에 나선다. ‘세계경제올림픽’으로 불릴 정도로 영향력이 큰 국제민간회의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세일즈의 최선봉에 서는 셈이다.
유력 재계 인사들이 다보스포럼에 총출동한 이유 중 하나로 부산엑스포 유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막대한 경제효과를 꼽을 수 있다. 산업연구원은 부산엑스포의 경제적 효과로 생산 유발 효과를 43조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18조원으로 각각 추산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엑스포는 숫자로 예측된 경제적 효과보다 훨씬 더 큰 비즈니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형 행사”라고 말했다.
엑스포가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메가 이벤트로 불리는 까닭이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이탈리아·우크라이나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보스포럼은 부산엑스포 유치의 ‘승부처’로 분석된다. 오는 4월 국제박람회기구(BIE)의 현지 실사와 6월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도 최태원 회장과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 김동욱 현대차 부사장 등 기업인들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BIE 총회에 참석해 엑스포 유치 3차 PT를 참관하고 각국 대사관을 방문하며 유치 활동을 펼친 바 있다.
이번에는 재계 총수들이 대거 나선 만큼, 한결 ‘급’ 높은 유치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다보스 중심가인 반호프슈트라세에서 부산엑스포 응원 메시지를 담은 대형 디지털 옥외광고를 선보인다. 다보스포럼 참가자 및 시민들의 눈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 홍보 문구가 랩핑 된 차량 58대를 운영하며 부산 알리기에 적극 나선다. 현대차가 제공한 차량을 타고 공식 행사 일정에 맞춰 다보스 시내를 오가는 세계 정상급 인사들에게 자연스레 부산을 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이 현지에 ‘한국의 밤’을 개최해 전 세계 유력 인사를 초청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참석해 힘을 보탠다.
효성은 2007년 다보스포럼에서 ‘차세대 글로벌 리더’(YGL)로 선정된 바 있는 조현상 부회장의 인맥을 적극 활용한다. 조 부회장은 각국의 YGL 출신 유력 인사를 비롯해 언론계, 문화계, 다국적기업의 글로벌 유력인사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화는 2010년부터 올해까지 13년째 다보스포럼에 ‘개근’하고 있는 김동관 부회장이 종횡무진 활동할 전망이다. 유력 경영자들에게 부산의 이점을 적극 홍보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