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중징계 결정 이후 그동안 거취 고민
이사회 임추위 앞두고 “물러 나겠다” 의사 전달
차기 회장 후보 선정 본격 착수...내달 확정 전망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능력 있는 후임자를 기대합니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아름다운 결단’을 내렸다. 오는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손태승 회장은 연임에 도전하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연임에 나설 것인지, 포기할 것인지 예측이 무성했는데 공식적으로 자신의 거취를 밝히면서 우리금융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평가다.
손 회장은 18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우리금융 회장 연임에 나서지 않고 최근 금융권의 세대교체 흐름에 동참하겠다”면서 “앞으로 이사회 임추위(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완전민영화의 가치를 바탕으로 그룹 발전을 이뤄갈 능력 있는 후임 회장을 선임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금융그룹을 사랑해주신 고객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향후 우리금융이 금융시장 불안 등 대내외 위기극복에 일조하고 금융산업 발전에도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손 회장은 입장 발표에 앞서 이날 오전 우리금융 이사회와 만나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의 연임 포기는 이날 오후 차기 회장을 뽑기 위한 우리금융 임추위 첫 회동을 앞두고 나왔다.
그동안 금융당국의 중징계를 받은 손 회장은 임기 만료(3월 25일)를 앞두고 거취 표명을 미뤄오면서 연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지속돼왔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정례회의에서 우리은행의 라임펀드 불완전판매(부당권유 등)와 관련해 업무 일부 정지 3개월과 함께 손 회장에게 문책경고 상당의 제재를 의결했다. 문책경고는 3년간 금융권 신규 취업이 제한되는 징계로, 확정될 경우 손 회장은 임기는 마칠 수 있지만 연임은 할 수 없다.
손 회장의 연임 포기와 별개로 우리은행과 손 회장은 금융당국 징계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은 제기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손 회장의 연임에 잇따라 부정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말 손 회장의 중징계와 관련해 “최고경영자(CEO)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금융위가 수차례 논의해서 결론을 내린 사안이다”라고 밝혔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사실상 만장일치로 결론 난 징계다”라고 강조했다.
이 금감원장은 특히 3연임 도전을 앞두고 세대교체를 위해 용퇴한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대해 “리더로서 개인적으로 매우 존경스럽다”고 말해 간접적으로 손 회장 거취를 압박했다.
이 금감원장은 손 회장 징계가 내려진 직후에도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고, 이는 소송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그럼에도 손 회장은 연임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으나 우리금융 이사회에서조차 연임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결국 뜻을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우리금융 사외이사 7명 전원이 손 회장의 연임 도전에 반대 의사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이 연임 포기를 선언하면서 관심은 차기 회장 후보군에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해 임추위는 이날 회동에서 롱리스트(1차 후보) 10여명을 추린 뒤 이달 말께 숏리스트(최종 후보) 2∼3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차기 회장 후보에 내부 출신으로는 이원덕 우리은행장과 박화재 우리금융지주 사업지원총괄 사장, 권광석 전 행장, 남기명 전 부행장 등이, 외부 출신으로는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 주주총회는 통상 3월 말 열리는데, 최소 21일 전에 소집통지가 이뤄져야 한다. 이때 사내이사 선임에 관한 안건도 같이 공시된다.
임추위는 그 이전에 차기 우리금융 회장 후보를 선정해 추천해야 하므로, 늦어도 2월 중에는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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