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차량 출고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차량 출고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의향이 연중 하락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고금리 기조 속에 지출 부담이 큰 자동차 구매를 망설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은 미국과 영국, 한국 등 24개국 18세 이상 소비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6개월 내 차량 구매 계획을 조사한 자동차구매의향지수(이하 VPI 지수) 월간 리포트를 28일 발행했다.

리포트는 2021년 10월 VPI 지수(100)를 기준으로 이를 상회하면 소비자 자동차 구매의향이 ‘증가’, 하회하면 ‘감소’인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2021년 12월 이후 2022년 상반기까지 자동차 구매 심리는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VPI 지수는 2021년 12월 107.2를 기록한 후 92.4(2022년 1월), 114.9(2월), 96.7(3월), 111.0(4월), 93.5(5월), 99.5(6월)를 기록했다. 

2022년 국내 소비자 VPI 추이. 사진=한국딜로이트 제공
2022년 국내 소비자 VPI 추이. 사진=한국딜로이트 제공

상반기에는 VPI 지수가 하락 시에도 100선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7월 119.3을 기록한 후 86.8(8월)로 하강한 뒤 69.5(9월), 63.7(10월)까지 내려갔다. 이후 86.5(11월), 70.5(12월) 등으로 이어졌다.

7월 이후 VPI 지수가 5개월 연속 90선 미만을 기록하며 지난해 하반기 국내 자동차구매의향이 저조했음을 알 수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다.

구매의향 하락요인으로는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인한 가처분 소득 감소 △차량 유지비용 부담 증가 △자동차 할부금리 상승(22년 하반기 기준 11%)△공유 모빌리티 서비스 이용 증가 등을 꼽았다.

2022년 글로벌 소비자 VPI 추이. 사진=한국딜로이트 제공
2022년 글로벌 소비자 VPI 추이. 사진=한국딜로이트 제공

글로벌 소비자 VPI 지수도 지난해 8월을 기점으로 5개월 연속 100선을 하회하는 등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0월(77.7) 이후 두 달간(11월 82.8, 12월 84.8)가 소폭 상승했지만 전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글로벌 소비자 구매 우려 요인을 묻는 질문에 대한 응답은 ‘고가 품목 구매 계획 연기’와 ‘현재 저축금액 소진 우려’를 꼽은 응답이 각각 45%로 국내와 비슷했다. 여기에 반도체 및 부품 공급 이슈,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등도 VPI 지수 하락의 요인으로 꼽혔다.

김태환 한국 딜로이트 그룹 자동차산업 리더는 "글로벌 경제가 악화되며 한국과 글로벌 소비자 VPI 지수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자동차 판매 시장에도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동차 업계는 달라진 소비자의 이용 패턴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대비할 탄탄한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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