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단체 관광 허용 첫날에만 68만 명 중국 관광객 출국
국내 항공사 경영 정상화 '마지막 퍼즐' 중국 노선 회복

대한항공 '737-900ER'.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737-900ER'. 사진=대한항공 제공

[데일리한국 박현영 기자] 중국이 단체 관광을 부분 허용하면서 첫날에만 68만 명의 중국 관광객들이 해외로 출국했다. 하지만 중국발 입국자 방역강화 및 단기 비자 제한 등을 시행 중인 한국은 대상 국가에서 제외, 중국 노선을 운항하고 있는 국내 항공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중국의 '제로 코로나정책' 폐기에 따라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을 강화했다. 이에 중국 정부도 보복성 조치로 중국행 단기 비자를 중단하고, 이번 중국인 단체관광 허용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경영 정상화의 마지막 퍼즐을 중국 노선 회복으로 보고있다. 단거리 비즈니스 모델이 주력인 저가항공사(LCC)의 주요 노선은 중국이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도 중국 노선이 중요한 매출 창구로 자리 잡아왔다.

실제 강원 양양에 거점을 둔 플라이강원은 중국 노선을 주력으로 보고 출범했다. 그러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로 한·중 관계가 얼어붙은데 이어 코로나 팬데믹까지 겹치자 결국 경영 위기에 빠졌다.

플라이강원은 지난해 누적 적자만 200억원 넘게 불어난 데 이어 직원 임금 체불 사태까지 터졌다. 플라이강원은 내달 대규모 투자 유치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중국 노선 확대가 우선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15분기 만에 흑자 전환한 제주항공 역시 중국 노선의 빠른 정상화가 올해 실적의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4분기 1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19년 2분기 이후 15분기만에 흑자 전환했다. 흑자 전환의 주요 원인으로 단거리 노선인 일본노선 공급 확대를 꼽았다. 일본에 이어 중국 노선도 운항을 재개한다면 제주항공의 실적 반등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노선 재운항은 항공업계 재도약의 중요한 부분”이라며 “중국은 단체관광객 수요가 많다보니깐 이번 양국 마찰은 항공사 입장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이어 “코로나 이후에도 중국 노선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LCC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일본 노선이 재운항하면서 숨통이 틔었지만 코로나 이전, 나아가 사드 이전 상황까지 회복돼야 어려움이 없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중국 노선 회복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항공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춰 중국 노선 증편을 추진했으나, 최근 양국 정국의 코로나 해외 유입 방역 대책에 따라 공급을 축소해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의 중국노선 매출액 점유비(여객기준)는 지난 2019년 기준 12% 수준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정부의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 조치를 완화하는 시점에 맞춰 증편을 재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중국노선에서 10% 후반 대의 매출을 올려 왔다. 현재 코로나 이전 운항률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중국 노선 하나하나가 소중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중국 노선 증편 계획이 미뤄지고 있어 운항률 회복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라며 “상황에 맞춰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 정부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완화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보이면서, 국내 항공사들도 중국 노선 정상화에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중국 내 코로나 유행 상황이 안정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들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제한 조치 조기 해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