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의장 평가액 2조5000억...BTS 7명 모두 100억 훌쩍
​​​​​​​한국CXO연구소 조사결과 “TIME 산업 강세 계속될 듯”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주주 겸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0%를 4228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원래 SM 1대 주주인 이수만의 지분율은 18.46%로, 하이브는 이번 거래로 단숨에 최대 주주에 등극한다. 사진은 10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앞. ⓒ연합뉴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하이브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대주주 겸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4.80%를 4228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원래 SM 1대 주주인 이수만의 지분율은 18.46%로, 하이브는 이번 거래로 단숨에 최대 주주에 등극한다. 사진은 10일 서울 용산구 하이브 앞.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역시 ‘하이브 파워’는 셌다. 최근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된 하이브가 K팝 해외 진출을 선도한 28년 역사의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주식시장에서 하이브의 힘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주요 문화 콘텐츠 주식종목 가운데 주식재산 100억원이 넘는 개인주주 34명중 11명이 ‘방시혁 키즈’인 것으로 나타났다.

‘BTS의 아버지’로 불리는 하이브 방시혁 이사회 의장의 주식평가액은 2조5000억원을 넘어 2·3위와 큰 격차를 보이며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BTS 멤버 7명도 모두 100억 클럽에 가입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5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내 주요 문화 콘텐츠 주식종목 중 주식평가액 100억원 넘는 개인주주 현황 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국내 상장사 중 영화, 음반, 드라마, 웹툰, 웹소설 등에서 문화 콘텐츠를 제작하거나 유통하는 곳 중 주식가치가 100억원 넘는 개인주주다.

국내 주요 문화 콘텐츠 관련 주식종목 중 이달 10일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억원 넘는 개인주주는 모두 34명이다. 이들 34명의 주식재산 규모는 4조1174억원 수준이다. 이 중 방시혁 의장의 주식재산은 61.5%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방 의장을 제외한 나머지 33명의 주식재산을 모두 더한 1조6090억원(38.5%)보다 더 컸다는 얘기다. 방 의장이 보유한 주식재산 규모는 2조5684억원이다. 방 의장의 주식평가액은 삼성 이재용 회장,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 현대차 정의선 회장,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SK 최태원 회장에 이어 7번째로 높았다.

방 의장의 주식재산은 문화 콘텐츠 관련 주식부자 2위인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3959억원) 창의성 총괄 책임자(CCO)보다 6.5배 컸고, 3위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1657억원) 창업자보다 15.5배 많았다. 동종 업계 내에서 방 의장의 주식재산은 2위, 3위와 비교하면 초격차를 보인 셈이다.

조 단위 주식가치를 보유한 방 의장이지만 아직 크게 웃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한때 그의 주식재산은 5조원을 넘긴 적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0년 10월 15일 빅히트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으로 처음 상장할 당시만 해도 주식재산은 3조원을 조금 넘는 정도였다. 같은 해 연말에는 1조원대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이후 BTS 등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2021년 11월 중순 5조4446억원을 넘긴 적도 있다.

그러다 코로나19 등을 겪으며 지난해 10월 중순에는 1조4400억원까지 떨어지며, 1년 새 4조원 정도 증발하는 쓴맛을 봤다. 그나마 최근에는 2조5000억원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보유한 주식수에 변동이 없다고 가정할 경우, 향후 하이브의 1주당 가치가 22만8113원을 넘으면 방 의장의 주식재산은 3조원대로 재진입하게 된다. 하이브 주가는 14일 종가 기준 20만2000원이다.

방 의장을 포함해 하이브 주식을 보유한 개인주주 중 11명이 100억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에 조사된 34명의 100억 클럽 가입 주주 중 32.4%에 달하는 수치다. 방 의장 다음으로 하이브에서 두 번째로 높은 주식평가액을 보유한 개인주주는 스쿠터 브라운(903억원) 하이브 아메리카 CEO다. 김신규(171억원) 매니지먼트총괄(CAMO)는 세 번째로 높았다. 윤석준(117억원) 전 하이브 아메리카 CEO도 100억 클럽에 포함됐다.

이들 4명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은 모두 BTS 멤버다. 민윤기(93년생), 박지민·김태형(95년생), 전정국(97년생)은 모두 6만8385주를 똑같이 보유해 주식가치만 133억원으로 동일했다. 정호석(94년생)은 6만2784주를 보유해 122억원으로 평가됐다. 이어 김남준(94년생) 113억원, 김석진(92년생) 102억원 순으로 주식평가액이 100억원을 넘었다.

이번에 조사된 문화 콘텐츠 종목 내 주식재산 100억 클럽에는 1970~74년 사이에 태어난 70년대 초반 X세대가 10명으로 다수를 차지했다. 방 의장과 박진영 CCO는 모두 1972년생이고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창업자(70년생), JYP엔터테인먼트 정욱 대표이사(71년생), YG엔터테인먼트 양민석 대표이사(73년생), FNC엔터테인먼트 한성호 대표이사(74년생) 등이 여기에 속했다. 네이버 이해진 GIO,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 등 1960년대 후반부 태생 중에서 국내 IT 발전에 큰 공헌을 한 이들이 주류를 이뤘다면, 1970년대 초반생 중에서는 우리나라 문화 소프트 파워를 키우는 키맨들이 많아 눈길을 끌었다.

이번 조사 주식종목 군에서는 제외됐지만 주식재산 100억 클럽에 이름을 올린 연예인 출신 중에는 박순애(풍국주정, 229억원), 함연지(오뚜기, 206억원), 배용준(블리츠웨이, 100억원) 주주도 있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미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향후 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Information) 산업을 기반으로 하면서 미디어(Media)와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 산업 등이 상호 융합하는 이른바 ‘타임(TIME)’ 산업이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며 “최근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하이브의 SM 인수 역시 글로벌 콘텐츠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포털 업체와 엔터테인먼트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지각 변동의 한 단면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자자 못지않게 가수와 배우, 창작자와 제작자 등도 더 좋은 환경에서 우수한 문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지원책 마련도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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