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조사결과 대기업 여성 직원수 24% 불과
연봉 상승률 남9.2%·여8.5% ‘임금격차 갈수록 확대’

150개 대기업 전체 직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그쳤고, 연봉 상승률은 여성 직원이 평균 8.5% 오를 때 남성은 9.2% 상승해 남녀별 급여 격차는 1년 전보다 더 벌어졌다. 사징은 지난해 11월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년 세종특별자치시 청년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현황판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150개 대기업 전체 직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그쳤고, 연봉 상승률은 여성 직원이 평균 8.5% 오를 때 남성은 9.2% 상승해 남녀별 급여 격차는 1년 전보다 더 벌어졌다. 사징은 지난해 11월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2년 세종특별자치시 청년취업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현황판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150개 대기업 가운데 여직원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곳은 6곳으로 조사됐다. SK텔레콤 이 1억20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NH투자증권도 1억1970만원으로 SK텔레콤과 거의 대등했다. 이어 네이버(1억1740만원), 미래에셋증권(1억1590만원), 삼성전자(1억1530만원), 삼성SDS(1억원) 역시 평균 급여가 1억원 이상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직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그쳤다. 연봉 상승률은 여성 직원이 평균 8.5% 오를 때 남성은 9.2% 상승해 남녀별 급여 격차는 1년 전보다 더 벌어졌다. 또 여성 직원이 1만명이 넘는 곳은 삼성전자를 포함해 4곳이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세계 여성의 날(8일)을 앞두고 ‘주요 대기업의 업종별 남녀 직원수 및 평균 급여 비교 조사’ 내용을 분석해 7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150개 대기업의 2021년 기준 전체 직원수는 84만4064명이다. 이중 남성 직원은 64만1361명이고, 여성은 20만2703명. 1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 직원은 9937명, 여성 직원은 3031명 많아졌다. 하지만 2020년과 2021년 모두 전체 직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4%로 동일했다. 대기업에서 활약하는 여성 인력 비중이 제자리 수준을 맴돌았다는 얘기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여직원 고용 편차는 컸다. 롯데쇼핑과 삼성물산 등이 포함된 유통·상사(유통) 업종에 포함된 10곳의 여성 직원 비중은 52.9%로 다른 업종 대비 가장 높았다. 1년 전 해당 수치가 53.9%이던 것을 감안하면 유통 업종의 여성 고용 상황은 오히려 1%포인트 정도 낮아졌다. 유통업 다음으로 ▲금융 49.2%(20년 49.2%) ▲식품 43.6%(43.5%) ▲섬유 33.6%(32.5%) ▲운수 33.2%(34.1%) 순으로 여직원 비중이 30% 이상으로 조사됐다.

이와 달리 지난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철강 업체의 여직원은 4.9% 수준으로 최하였다. 1년 전 4.7% 보다는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여성 직원 비중은 5%를 넘기지 못했다. 업종 특성 때문에 철강 업체에서 재직하는 여직원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음으로 ▲자동차 5.8%(20년 5.5%) ▲기계 6.1%(6.1%) 업종도 10% 미만 수준을 보였다. 이외 ▲건설 11.4%(11.2%) ▲가스 12.9%(12.7%) ▲전기 16.9%(16.9%) 순으로 여성 인력 비중이 2020년에 이어 2021년에도 10%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 대상 150개 업체 중 2021년 기준 여직원 수가 1만명이 넘는 이른바 ‘여직원 만명 클럽’에는 4곳이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단일 기업 중에서는 여직원 수가 2만9228명으로 최다였다. 이어 ▲이마트 1만5123명 ▲롯데쇼핑 1만4202명 ▲SK하이닉스 1만606명 순이다.

조사 대상 150개 대기업 중 남직원 대비 여직원 비중이 절반을 넘긴 곳은 2021년 기준 12곳이다. 전체 직원 중 여성 인력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롯데쇼핑. 이 회사의 2021년 기준 전체 직원은 2만1042명인데, 이중 여성 인력은 67.5%(1만 4202명)나 차지했다. 이번 조사 대상 대기업 중 여성 직원 비율만 놓고 보면 1위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체 직원 5408명 중 여성이 64.3%(3479명)로 넘버2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오뚜기(63.7%) ▲동원F&B(63.1%) ▲이마트(61.5%) 등도 여직원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또 ▲일신방직(59.8%) ▲DB손해보험(57.2%) ▲농심(57%) ▲대상(55.7%) ▲기업은행(54.5%) ▲LG생활건강(52.9%) ▲전방(50.4%)은 여성 인력이 전체 직원 대비 50%를 넘으며 대표적인 여성 고용 우수 기업군에 꼽혔다.

이번 조사 대상 150개 대기업의 2021년 기준 남성 직원 평균 급여는 8710만원, 여성 직원은 5880만원으로 계산됐다. 남직원 연봉을 100%라고 하면 여직원은 ‘67.5%’ 수준이다. 남녀별 연봉 격차는 32.5%나 차이나는 셈이다. 이는 2020년에 68% 수준이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여성과 남성 연봉 격차가 0.5%포인트 정도 격차가 더 벌어졌다. 여기에는 남성 직원 연봉이 2020년 대비 2021년에 9.2% 상승할 때 여성은 8.5%밖에 오르지 못한 영향이 컸다.

업종별 여직원 평균 연봉은 SK텔레콤과 네이버 등이 업체가 포함된 정보통신 업종이 893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금융(8630만원), 전자(6940만원) 자동차(6510만원), 석유화학(6210만원) 순으로 연봉 6000만원을 상회했다.

개별 기업별로 여직원 연봉이 1억원 이상 되는 곳은 6곳으로 조사됐다. 150개 대기업 중에서는 SK텔레콤 여직원 연봉이 1억20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NH투자증권이 1억 197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네이버(1억1740만원) ▲미래에셋증권(1억1590만원) ▲삼성전자(1억1530만원) ▲삼성SDS(1억원) 역시 여직원 평균 급여가 1억원을 넘었다.

15개 업종의 남녀별 평균 급여를 비교했을 때 2021년 기준으로 여직원 연봉이 남직원 연봉보다 앞선 곳은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제약 업종의 여직원 보수는 5860만 원으로 남성 직원이 받는 급여의 77.1% 수준으로 그나마 격차가 가장 적었다. 다음으로 자동차 업종은 남성(8580만원) 대비 여성(6510만원) 직원 보수는 75.6% 정도였다. 이외 ▲섬유(74.9%) ▲정보통신(72.8%) ▲전자(71.2%) ▲전기(70.7%) 업종 순으로 남성 대비 여성 직원 연간 급여 비율이 70%대로 나타났다.

반면 건설 업종은 남성 직원이 9500만원을 받을 때 여성 직원은 5130만원 수준에 불과했다. 건설 업종의 여직원 연봉은 남성의 54% 정도로 남녀별 보수 격차가 타업종에 비해 컸다. 금융업도 59.4%로 남성 대비 여성 직원 보수는 60% 미만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인구 감소와 연관해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여성 인력 활용 문제가 기업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화두로 대두될 수밖에 없는데, 장기적으로 여성 중간 관리자층을 두텁게 해나가는 곳이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현재 정기보고서 등에 남녀별 직원 수와 급여총액, 평균 보수에 이어 성별 중간 관리자 비율 등도 함께 공개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볼 필요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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