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데이타 주가 더블’ 김익래 회장 1250억 껑충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 등 5명은 1조원 넘게 하락
CXO연구소 조사결과 이재용 회장만 10조 클럽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김익래, 이순형, 장형진 등이 폭락장을 이겼다. 지난해 국내 주요 그룹 총수 33명 중 28명의 주식재산이 18조원 이상 감소해 1년 새 30% 정도 주저앉았지만, 다우키움 김익래 회장의 주식재산은 6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2116억원이었는데 연말에는 3371억원으로 높아졌다. 1년 새 1255억원이 늘어 상승률만 해도 59.3%다. 세아 이순형 회장도 1113억원이던 주식재산이 1478억원으로 불어났다. 1년 새 32.8% 정도 주식가치가 높아졌다. 영풍 장형진 회장은 9.6%(389억원↑) 늘었다.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를 포함해 5명은 1년 새 주식평가액이 1조원 넘게 하락했다. 주식재산 10조 클럽에 가입한 총수도 작년 초까지만 해도 3명이었지만, 연말에는 삼성 이재용 회장만 나홀로 남은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3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작년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넘는 그룹 총수 33명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33개 그룹 총수의 작년 연초 주식평가액은 64조6325억원이었는데, 연말에는 45조9191억원으로 급락했다. 총수들의 주식가치가 18조7134억원 이상 줄어든 것. 하락률만 해도 29%나 됐다.
작년 1월초 이후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평가액은 3월말 59조7626억원→6월말 51조4463억원→9월말 45조7034억원으로 계속 내리막길 행보를 보였다. 그나마 연말에는 3분기 때보다 2157억원(0.5%) 정도 소폭 반등했다.
◇ 지난해 조 단위로 하락한 총수는 5명…카카오 김범수 6조 넘게 증발
작년 한 해 주식평가액이 조 단위로 하락한 총수는 5명이다. 가장 많이 줄어든 총수는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다. 김 창업자는 5910만주가 넘는 카카오 지분을 직접 보유 중이다. 작년 연말 기준 김 창업자가 보유한 카카오 주식평가액만 해도 3조1300억원을 상회했다. 여기에 김 창업자는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사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서는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 지분도 함께 보유 중이다. 그가 케이큐브홀딩스를 통해 쥐고 있는 상장사 지분까지 모두 합칠 경우 작년 연말 기준 전체 주식재산은 5조6557억원 수준으로 계산됐다. 이는 지난해 연초 때 파악된 12조2269억원과 비교하면 1년 새 6조5700억원(53.7%↓) 넘게 줄어든 금액이다. 남아있는 주식재산보다 사라진 주식평가액이 더 컸을 정도다.
김 창업자 다음으로 삼성 이재용 회장도 작년 초 14조1866억원이던 주식평가액이 연말에 가서는 11조6735억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1년 새 2조5100억원(17.7%↓) 이상 줄었다. 특히 이 회장의 주식재산은 작년 9월말에는 한때 10조8842억원 수준까지 내려앉은 적도 있었다. 그나마 작년 12월말에 11조원대로 올라섰다.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의 주식재산도 작년 초만 해도 10조1864억원이었는데, 연말에는 8조110억원으로 지난해에만 2조1750억원(21.4%↓) 이상 감소했다.
이밖에도 넷마블 방준혁 이사회 의장(1조3900억원↓)과 네이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1조2160억원↓)도 작년 한 해 주식가치가 1조원 넘게 사라져 울상을 지었다. 방준혁 의장의 경우 작년 초 대비 연말 주식가치가 52.6% 정도 사라졌고, 이해진 투자책임자 역시 52.8%나 내려앉았다.
1조원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은 8951억원(작년 초 3조6662억원→2조7711억원) 넘게 주식평가액이 줄었다. SK 최태원 회장 역시 8620억원(3조3162억원→2조4542억원) 이상 주식재산이 사라졌다.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도 6605억원(3조1125억원→2조4519억원) 넘는 주식평가액이 쪼그라들었다.
33명 그룹 총수 중 80% 이상이 주식재산이 내려앉은 상황에서도 5명은 작년 연초 대비 연말 기준 주식재산이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주식평가액 증가율이 가장 많이 상승한 총수는 다우키움 김익래 회장이다. 김 회장의 주식재산은 작년 연초 기준 2116억원이었는데 연말에는 3371억원으로 높아졌다. 1년 새 김익래 회장의 주식재산만 해도 1255억원이나 늘었다. 상승률만 해도 59.3% 수준을 보였다. 이러한 상승 배경에는 김 회장이 지분을 보유한 다우데이타의 주가가 작년 연초 대비 연말에 배이상 오른 것이 결정적이었다.
세아 이순형 회장도 작년 초 1113억원이던 주식재산이 연말에는 1478억원으로 불어났다. 1년 새 32.8% 정도 주식가치가 높아졌다. 이외 △영풍 장형진 회장 9.6%(389억원↑) △HD현대그룹 총수인 아산재단 정몽준 이사장 6.5%(735억원↑) △롯데 신동빈 회장 4.1%(284억원↑) 순으로 작년 한 해 주식재산이 증가한 총수군에 이름을 올렸다.
◇ 주식재산 10조 클럽 총수 3명→1명…삼성 이재용 회장만 나홀로 10조 유지
작년 연말 기준으로 33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작년 연초 때 12명이던 것과 비교하면 1명 줄어든 숫자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으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11조 6735억원)이 차지했다. 뒤을 이어 2위 셀트리온 서정진 명예회장(8조110억원), 3위 카카오 김범수 창업자(5조6557억원)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작년 연초 때만 해도 이재용 회장을 포함해 서정진 명예회장과 김범수 창업자 세 명이 주식재산 10조 클럽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연말에 가서는 삼성 이재용 회장만 나홀로 10조 클럽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재산 2위 자리도 작년 초 김범수 창업자에서 연말에는 서정진 명예회장으로 바뀌었다.
톱5에는 △4위 현대차 정의선 회장(2조7711억원) △5위 SK 최태원 회장(2조454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6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2조4520억원) △7위 LG 구광모 회장(1조9601억원) △8위 넷마블 방준혁 의장(1조2521억원) △9위 아산재단 정몽준 이사장(1조1997억원) △10위 CJ 이재현 회장(1조1033억원)이 포함됐다. 네이버 이해진 GIO는 1조880억원으로 1조 클럽에 마지막으로 이름을 올렸다.
효성 조현준 회장은 작년 1월초에는 1조1521억원으로 1조 클럽에 포함됐지만 연말에는 7194억원으로 1조 클럽에서 탈락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에서 33개 그룹 총수가 보유하고 있는 개별 주식종목은 100곳 정도다. 이중 작년 연초(1월 3일) 대비 연말(12월 29일) 기준 1주당 주식가치가 배 이상 증가한 곳은 다우데이타(107.7%)가 유일했다. 이 종목의 주가는 작년 1월초 1만4900원이던 것이 12월말에는 3만950원으로 껑충 뛰었다. 세아제강 역시 주가가 52.8% 수준으로 점프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연구소장은 “작년에는 그룹 총수들도 주식평가액 하락이라는 혹한기를 피해가지 못했다”며 “그룹 총수들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서 지분을 쥐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개미와 기관 투자자 중에는 주식을 급하게 처분해 현금 자산을 확보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작년에는 그야말로 주식으로 인한 손실 폭이 큰 한 해로 기록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23년 상반기 중에 IT 종목에 있는 그룹 총수들의 주식종목이 눈에 띄게 상승하는 전환점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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