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맥도날드·보령바이오파마 인수 검토 중
동원 지난해 지주사 출범 후 신사업 발굴나서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기대…일각에선 우려도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사진=동원그룹 제공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 사진=동원그룹 제공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김재철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인수합병(M&A) 큰손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11월 새로운 지주사가 된 동원산업은 최근 보령바이오파마와 한국맥도날드 인수에 나섰다. 지주사 출범 후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김 부회장이 새로운 50년을 위한 발판 마련을 위해 사업 다각화 및 신성장동력 발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식품업계 등에 따르면 동원그룹 지주사인 동원산업은 최근 보령바이오파마와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동원이 연초부터 M&A에 적극적인 이유는 동원산업과 동원엔터프라이즈가 합병하면서 김 부회장이 목표하고 있는 미래 먹거리 발굴을 찾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고 동원엔터프라이즈와의 합병등기를 완료했다. 김 부회장은 합병 이후 동원산업의 지분을 43.15%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극하며 '오너 2세' 경영의 시작을 알렸다.

김 부회장은 지주사 출범과 함께 이를 '제2의 창업'으로 간주하고 사업형 지주사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 다각화 및 신성장동력 발굴을 통해 동원그룹의 '새로운 50년을 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예전부터 다수의 M&A를 성공시킨 바 있다. 1996년 동원그룹에 입사해 2013년 부회장에 취임한 김 부회장은 2012년 알루미늄 포장재업체인 대한은박지 인수를 시작으로 2013년 산업용 특수필름업체 한진피앤씨, 2014년 포장재 업체 기업 테크팩솔루션, 2017년에는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등까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 본사 전경. 사진=동원그룹 제공
동원그룹 본사 전경. 사진=동원그룹 제공

김 명예회장 역시 M&A로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1969년 원양회사인 동원산업을 창업하면서 시작된 동원그룹은 1982년 국내 최초로 참치캔을 출시하며 식품가공업을 시작해 이후 수산, 식품, 포장재, 물류를 4대 중심축으로 사업을 해왔다. 최근에는 2차전지, AI 산업 등 첨단 기술 분야로 외연을 확장했다.

인수 후 꾸준한 성장으로 동원F&B와 동원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4조원, 8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보령바이오파마와 한국맥도날드의 인수 역시 동원의 매출을 이끌 것으로 기대해볼 수 있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가 2026년까지 연평균 10%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보령바이오파마를 인수하면 기존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보령그룹의 자회사로 백신 및 신약 개발을 담당해왔으며, 매각 금액은 6000억원 규모로 전해졌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매년 약 14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안정적인 매출을 내고 있는 만큼 동원이 인수하게 되면 새롭게 도전하는 바이오 사업을 운영하기에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맥도날드 또한 동원산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참치 등을 활용한 다양한 신메뉴는 물론 동원홈푸드에서 식자재 유통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시너지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현재 한국맥도날드의 몸값은 5000억원대로 추정되며, 본 계약이 체결되면 동원은 한국 내 맥도날드의 독점 사업권을 확보하고, 미국 본사에 5% 가량의 로열티를 내게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도 거두지 않고 있다. 동원이 보령바이오파마를 인수하면 창립 이래 첫 제약·바이오 사업에 뛰어드는데, 기존 사업과 관련성이 매우 떨어지기 때문이다.

사업을 잘 영위하려면 경영 능력 및 역량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 하는데, 내부에도 관련 사업을 이끌 인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적자를 기록 중인 한국맥도날드의 수익성 개선도 의문이다. 한국맥도날드는 2019년 440억원, 2020년 483억원, 2021년 27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다. 맥도날드를 인수하면 미국 본사에 약 5% 로열티도 지불해야 해 재정적 부담을 배제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동원그룹의 주요 사업인 수산·유통 부문이 대외적인 환경 변화에 취약해 기존 사업과 연계성이 높은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와 외식을 보는 것 같지만 제약은 투자기간이 길고 외식은 시장이 치열해 실제 수익을 내는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동원은 인수를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동원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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