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 안철수에 '이태원 회동' 제안…安 사실상 거절
千 "개별 이슈 있을 때 전략적 제휴하겠다는 정도"
전문가들 "막바지 연대 움직임…金 흐름 꺾긴 어려워"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안철수(왼쪽), 천하람 후보.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인 안철수(왼쪽), 천하람 후보.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국민의힘 새 지도부를 뽑는 3·8 전당대회가 중반전을 넘어서면서 당 대표 후보들 간 연대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김기현 후보와 각을 세우는 안철수, 천하람 후보 간 연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절대 강자’가 보이지 않는 싸움이 이어지는 상황 속 김 후보의 유력 경쟁자인 안 후보와 ‘반윤’(반 윤석열) 전선의 선봉장에 선 천 후보가 손을 맞잡을지 주목된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천 후보는 전날 대전에서 열린 제3차 전당대회 대전·세종·충북·충남 합동연설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후보에게 이태원 상권 회복을 위한 공개 일정에 함께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며, 천 후보 측의 제안을 사실상 거절했다.

안 후보 측 캠프 관계자는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줄곧 연대보다는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을뿐더러 우리 측도 나름의 일정이라는 게 있다. ‘툭’ 던졌다고 (연대가) 되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천 후보의 의견을 존중하지만, 전당대회 선거 중간에 특정 후보끼리 이벤트를 한다는 것은 지양해야 할 부분인 것 같다”면서 “내년 총선 때 수도권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선 중도 확장성이 있는 안철수가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이야기를 해왔던 만큼,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경쟁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후보 측이 부담스러워하는 입장을 내비치자 천 후보도 연대 가능성을 일축하고 나섰다.

천 후보는 이날 KBC 라디오 ‘백운기의 시사1번지’에 출연해 “개별 이슈가 있을 때 전략적 제휴 정도를 띄엄띄엄, 한두 번 상황을 봐서 하는 것이지 어떤 연대를 하겠다는 것은 과한 언론의 해석이다. ‘천안(천하람-안철수)연대’는 없다”면서 “나름의 캠페인도 될 수 있고 지지층이 그렇게 적대적이지 않아 좋은 뜻에서 제안했는데 소통이 안 돼 아쉽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에 이어 천 후보까지 연대설에 선을 그으며 진화에 나섰지만,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손을 맞잡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비윤’(비 윤석열)그룹으로 분류되는 데다 중도 성향의 수도권·청년층에서 지지를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일 MBN에서 열린 ‘당대표 후보 2차 방송 토론회’에서는 안 후보가 “이제 한 팀이 됐다”고 말하자, 천 후보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힘을 모을 부분을 모아갔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결선 투표에 대비, 안 후보와 천 후보가 손을 맞잡는다고 하더라도 각종 당대표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김 후보의 기세를 꺾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연대를 하기보단 사안에 따라 공조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면서 “만약 안 후보와 천 후보가 연대한다면 결선 투표에서 김 후보에게 위협으로 작용할 순 있겠지만,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전당대회) 막판으로 갈수록 결선에 대비한 연대의 움직임이 있을 수 있겠지만, 큰 흐름을 잡은 김 후보를 제치긴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 “안 후보와 천 후보가 연대 시 되레 ‘밴드웨건 효과(선거운동이나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차지한 후보 쪽으로 유권자들이 몰리는 현상)’가 발생해 표심이 김 후보 쪽으로 쏠릴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여론조사업체 알앤써치가 뉴스핌 의뢰로 지난 19~20일 이틀 동안 국민의힘 지지층 425명에게 '만약 국민의힘 당대표 결선투표가 김기현·안철수 후보 간 양자대결로 치러진다면 누구를 지지하겠는가'라고 물어본 결과, 김 후보가 53.0%로 과반을 기록했다. 안 후보는 33.8%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김 후보는 지난주보다 8.6%포인트 오른 반면, 안 후보는 12.1%포인트 하락했다. 

김 후보는 4자 대결에서도 44.6%로 안 후보(24.9%)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다. 황교안 후보는 12.4%, 천 후보는 11.7%를 각각 기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별·연령대별·지역별 인구 구성비에 따른 비례할당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자동응답조사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2.5%,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 ±4.8%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여론조사 결과 등록현황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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