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수협중앙회 입회…43년 만에 은행장으로
올해 3000억원 순익 목표…"조달구조 개선하겠다"
디지털 전환에서 소통경영까지…적극적 행보 눈길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지난해 11월 취임한 강신숙 Sh수협은행장은 요즘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날을 보내고 있다. 24일 취임 100일을 맞아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며 종횡무진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취임 직후 △안정적인 수익창출 기반 마련 △미래대응조직 체계 구축 △전사적 디지털 전환 △리스크관리 강화 △내부통제 및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 등 5대 핵심과제를 내놓더니, 3개월 남짓 시간엔 영업현장을 누비고 있다. 취임 간담회 당시 야심차게 밝힌 포부, 계획을 차근차근 실현하는 모습이다.
◇ 1979년 수협중앙회 입회…43년 만에 수협은행장으로
강신숙 은행장은 1979년 수협중앙회에 들어온 후 2009년부터 2년간 수협은행 중부기업금융센터장을 지냈다. 이후 수협은행에서는 △강북광역금융본부장 △강남광역금융본부장 △사업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2016년에는 수협중앙회로 자리를 옮겨 △상임이사 △상무 △부대표(금융)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10월 수협중앙회가 공적자금을 전액 상환한 이후 첫 은행장이 됐다. 강 행장은 취임사에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 기반 마련 △선제적 리스크 관리 강화 △금융 디지털 전환 △미래 금융환경 대응 조직체계 구축 △어업인·회원조합 지원 강화 등 5대 과제를 선포하기도 했다.
특히 취임 직후 간담회에서 올해 3000억원의 순익을 내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조달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라고 했다. 저비용 예수금을 늘리고 비이자사업(방카슈랑스, 펀드, 신용카드 등)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게 구체적인 계획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작년 2905억원의 순이익(세전 기준)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58억원(2.04%) 증가한 수준이다.
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와 핵심예금 증대를 통한 조달비용 감축이라는 경영정책에 직원이 공감하고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한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 조직문화 혁신·모바일 앱 개선 등 앞장…"디지털 전환의 시작"
강 행장이 취임사에서 밝혔던 디지털 전환은 조직문화를 혁신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모양새다.
우선 경영진으로 구성된 'DT 협의체' 활동을 강화하고 비대면 전담 마케팅을 위한 조직도 구성할 예정이다. 작년 12월에는 이와 관련된 조직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또한 모바일 앱(파트너뱅크/헤이뱅크)도 개선 중이다. 먼저 파트너뱅크에는 '큰글씨 모드' 서비스를 도입했다. 파트너뱅크 메인 화면에서 쉽게 전환할 수 있다. 수협은행은 조회, 이체 등 사용빈도가 많은 메뉴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헤이뱅크에는 MY카드를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결제예정금액 △최근승인내역 △이용한도 등 카드사용 현황, 주요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큰글씨 모드, MY카드를 도입한 이유는 고령고객이나 시력저하로 어려움을 겪는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아울러 해상조업, 어업활동으로 평소 은행을 찾기 어려운 수산·어업인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최대한 직관적이고 단순하게 개선하고 있다는게 은행의 설명이다.
◇ 어업인과 가까이…원금 상환 유예·발전기금 사업자 모집
43년간 수협을 지켜온 강 행장은 어업인에 대한 지원을 늘리겠다고 줄곧 말해왔다.
취임 간담회에서는 어업인, 회원조합 지원을 위한 '수익센터 역할'을 확대하겠다고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했으며, 수산정책자금을 적기에 지원하고 다양한 특화상품도 개발하겠다는 목표도 있었다.
강 행장의 목표는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우선 수협은행은 올해 12월까지 어업인을 대상으로 상환유예 신청 접수를 받는다고 발표했다. 대상자금은 △양식시설현대화자금(352억원) △수산업경영인육성자금(619억원) △어촌정착지원자금(67억원)으로 총 1038억원이다.
상환유예 신청은 수협은행, 수협을 직접 방문하면 된다. 신청 고객들은 기존 대출의 원금 상환기일로부터 1년간 상환이 유예된다. 연체 중인 경우엔 연체 이자를 납부하는 조건으로 상환유예가 적용된다.
수협은행은 지난달까지 '수산발전기금 융자사업희망자'를 모집한 바 있다. 지원금은 △TAC참여어업인 경영개선자금(105억원) △우수수산물지원금(467억5200만원) △수산물수매지원(718억4000만원) △가공시설·운영(195억3000만원) △산지·소비지 유통자금(1186억8600만원) 등이다.
수협은행은 '수산발전기금 사업집행지침'에 따라 사업자를 선정하고 그 결과를 다음달 초 통보할 예정이다. 융자사업의 금리는 사업 종류에 따라 상이하지만 일반적으로 △어업인 2.5% △비어업인 3% 금리가 적용되며 운영자금의 상환기간은 1~5년이다.
수협 회원조합과는 150억원 규모의 외화환전사업도 전개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수협은행은 38개 수협 회원조합과 외환사업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비어업인에 대한 금융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12월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 부동산 담보대출 중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대출금 만기를 1년 연장하는게 주요 내용이다. 수협은행은 이번 지원으로 혜택을 받는 기업대출이 최대 1만7000여건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영업현장 직접 챙기는 은행장…"직원 소통도 속도낸다"
영업현장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만큼 강 행장은 영업점을 방문해 직원들을 직접 챙기고 있다. 취임 한달 만인 지난해 12월 마포고객지원센터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고 선물을 전달했다. 강 행장은 고객 민원전화를 직접 응대하기도 했다.
이달에는 '방카 MDRT CLUB 발대식'에 참석해 방카슈랑스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방카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는 보험설계 및 판매분야에서 연간 5억원 이상 실적을 달성한 최고의 직원에게만 회원 가입 자격이 주어지는 명예의 전당이다.
같은 달 13일 신입행원 임명장 수여식에서도 강 행장은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수협은행의 미래성장과 발전을 위해 여러분이 가진 역량을 마음껏 펼쳐달라"면서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업무를 배우고 자기개발 노력을 통해 디지털시대 걸맞는 금융전문가로 성장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강 행장은 취임사로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마부작침(磨斧作針)의 자세로 경영에 임하겠다고 했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끈기있게 노력하겠다는 의미다. 지난 3개월간의 적극적이고 꾸준한 행보가 5대 과제 달성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