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쉐보레와 캐딜락에 이어 GMC가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GMC는 GM 산하 프리미엄 픽업·SUV 전문 브랜드로, 이들이 낙점한 한국 데뷔 모델은 대형 픽업트럭 시에라다.

시에라는 미국에서도 ‘풀 사이즈’로 분류되는 압도적인 크기에 프리미엄을 강조한 고급스러운 상품성이 특징인 차다. 일반 소비자들에겐 다소 생소할 북미산 고급 픽업트럭을 서울 여의도와 인천 강화도 일대에서 시승했다.

◇ 압도적인 크기에 고급감 강조한 상품 구성 돋보여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차 크기는 길이 5890㎜, 너비 2065㎜, 높이 1950㎜, 휠베이스 3745㎜ 등으로 일반 주차공간에 간신히 들어갈 정도로 크다.

전면 후드는 성인 남성 가슴까지 올라올 정도로 높다. 두툼한 전면부를 가득 채운 대형 크롬 그릴은 GMC 브랜드를 상징하는 디자인이다. LED를 적극 활용한 램프도 시에라의 존재감을 강렬하게 보여준다.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측면은 픽업트럭 고유의 3박스 스타일을 보여준다. 차고가 높아 타고 내리기 불편할 것 같지만, 차문을 열면 가동범위가 넓은 전동식 사이드스텝이 나와 계단처럼 편하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했다. 펜더에 새겨진  '6.2L V8'은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낸다.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시에라의 하이라이트는 후면 적재함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적재함 용량은 1781ℓ로 대형 바이크 2대를 동시에 실을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하다.

여기에 전동식 테일게이트는 마치 조립식 장난감처럼 접거나 펼 수 있는데, 계단이나 선반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6가지 형태로 세팅할 수 있다. GM이 특허받은 기술이라는 것이 관계자 설명이다.

이밖에 외부에 전력을 공급하는 400W/230V 파워 아웃렛, 작업용 조명과 손잡이, 적재함 카메라 등은 ‘픽업 천국’이라는 미국에서 오랜 시간 경쟁해온 GMC의 노하우가 느껴지는 구성이다.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실내는 국내 출시된 어떤 픽업트럭보다도 고급스럽다. 마감에 천연가죽과 오픈 포어 우드, 알루미늄 크롬 가니시 등 고급소재를 아낌 없이 썼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3.4인치 디스플레이, 15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 GM의 최신 디지털 기능들도 대거 채택했다. 스마트폰 연결(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은 물론 충전도 모두 무선 기능을 지원해 편리하다.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픽업트럭의 뒷자리가 좁다는 선입견(?)은 시에라에 통용되지 않는다. 시에라의 2열 레그룸은 1102㎜로 어지간한 대형 SUV 이상의 공간감을 자랑한다. 리클라이닝 기능이 없는 점은 아쉽지만, 등받이 기울기가 적당해 편안한 자세를 취할 수 있었다. 등받이와 시트 하단에 숨겨진 수납공간도 활용성이 충분했다.

◇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이 주는 여유로움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시에라의 파워트레인은 V8 6.2ℓ 가솔린 직분사 자연흡기 엔진과 10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f·m 등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친환경차 시대가 본격화된 요즘 찾아보기 어려운 대배기량 직분사 엔진이 주는 여유로움이 인상적이다. ‘위잉’하고 움직이는 전기모터의 이질감이나 쥐어 짜내는 듯한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주지 못하는 호쾌한 맛이 있다.

북미에서 픽업트럭은 트레일러를 끄는 용도로도 자주 사용된다. 시에라의 견인력은 4t(3945㎏)에 가까울 정도로, 국내 판매 중인 픽업 중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여기에 트레일러 히치 리시버, 히치 라이트, 트레일러 어시스트 가이드라인, 전용 자세 제어 시스템, 통합형 제동 시스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등 즐거운 아웃도어 활동을 돕는 다양한 기능도 기본 탑재했다. 

GMC 시에라. 사진=GMC 제공
GMC 시에라. 사진=GMC 제공

연료효율은 복합 ℓ당 6.9㎞로, 차의 배기량이나 크기를 생각했을 때 수긍할만 한 숫자다. 짐을 싣지 않은 채 자동차 전용 도로와 짧은 산길을 달리며 트립컴퓨터 상 인증치와 유사한 숫자를 어렵잖게 유지할 수 있었다. 주행상황에 따라 실린더 등 구동계 작동 효율을 극대화하는 다이내믹 퓨얼 매니지먼트 시스템 덕분이다.

시에라의 백미는 단연 승차감이다. 운전자는 물론 2열 탑승객도 장시간 이동에 쉬이 지치지 않을 편안함을 선사한다.

차의 크기나 프레임 보디의 특성 상 거동에 제한은 있지만,  리얼타임 댐핑 어댑티브 서스펜션 등 안락한 세팅을 위한 GMC의 고민이 느껴지는 승차감이었다. 오토트랙 액티브 4x4 시스템과 디퍼렌셜 락 등 험로 주행을 위한 기능도 충실했다.

◇ ‘세컨드카’도 아닌 ‘서드카’ 시장 겨냥…독특한 전략도 관전 포인트

GMC 시에라. 사진=GMC 제공
GMC 시에라. 사진=GMC 제공

시에라 출시행사에서 회사는 ‘99%의 강한 물음표, 그러나 1%가 가져가야 하는 모델’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기존에 대부분 경험해보지 못한 상품성을 과감하게 즐길 수 있는 소비층을 겨냥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시에라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은 주차공간이나 기름값을 걱정하지 않을 것으로 회사는 판단한 듯 하다. 적어도 서드카 이상 여유롭게 소유할 수 있는 소비자가 시에라의 주 타깃층이라는 이야기다.

GMC 시에라는 국내에서 최상위 트림 ‘드날리’만 판매된다. 가격은 9330만원이다. 한국에서만 운용되는 ‘드날리-X 스페셜 에디션’은 95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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