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C 시에라. 사진=GMC 제공
GMC 시에라. 사진=GMC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서드카(Third Car)’ 이상 다수의 차량을 보유하는 ‘큰 손’ 시장을 겨냥한 독특한 차량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판매 볼륨에 연연하지 않고 틈새시장을 선점,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충성 고객층 확보를 위한 포석이다.

특히 최근 아웃도어 열풍에 라이프스타일 다변화에 발 맞춰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한 덩치’ 하는 차들의 성공 여부에 업계 및 소비자 관심이 쏠린다.

14일 GM 한국사업장 실적자료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출시된 대형 픽업트럭 GMC 시에라는 두달간 국내서 126대 판매됐다. GMC 시에라는 쉐보레 콜로라도로 연 3000대 전후(2021년 3754대, 2022년 2848대) 규모의 수입 픽업트럭 시장의 문을 연 GM이 야심차게 준비한 고급 픽업트럭이다. 가격은 9330만~9500만원이다.

신차 출시 전부터 일각에선 해당 차량이 한국 자동차 시장의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차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GMC 시에라는 길이 5890㎜, 너비 2065㎜, 높이 1950㎜, 휠베이스 3745㎜  등 국내 판매 중인 승용·경형 트럭 중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한다. 여기에  V8 6.2ℓ 가솔린 직분사 자연흡기 엔진은 최고출력 426마력, 최대토크 63.6㎏f·m 등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지만 연료효율은 복합 ℓ당 6.9㎞로 최근 고유가 기조를 고려했을 때 유류비 부담이 크다 할 수 있다. 

하지만 GM 한국사업장은 GMC 시에라 출시 당시 ‘99%의 강한 물음표, 그러나 1%가 가져가야 하는 모델’이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이 같은 비판을 정면돌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가구당 1~2대의 차를 보유하는 시장처럼 실용성이나 경제성을 고려하는 차가 아니라는 것.

실제 GMC 시에라는 실내는 국내 출시된 어떤 픽업트럭보다도 고급스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감에 천연가죽과 오픈 포어 우드, 알루미늄 크롬 가니시 등 고급소재를 아낌 없이 썼다.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3.4인치 디스플레이, 15인치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등 GM의 최신 디지털 기능들도 대거 채택했다. 픽업트럭의 약점으로 지목되는 2열 공간도 충분하다. 시에라의 2열 레그룸은 1102㎜로 어지간한 대형 SUV 이상이다.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GMC 시에라. 사진=안효문 기자

전동식 테일게이트는 마치 조립식 장난감처럼 접거나 펼 수 있는데, 계단이나 선반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6가지 형태로 세팅할 수 있다. GM이 특허받은 기술이라는 것이 관계자 설명이다.

GM 관계자는 “GMC 시에라가 차의 크기나 성능, 가격 측면에서 모두가 살 수 있는 차가 아니라는 점은 시장에서도 잘 전달됐으리라 믿고,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차의 성격 상 구매력이나 (이런 차를) 운영·유지할 수 있고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소비층을 겨냥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된  영국산 오프로더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역시 ‘남과 다른 차’를 원하는 소비층을 정조준했다.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사진=차봇모터스 제공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사진=차봇모터스 제공

그레나디어는 영국 석유화학회사인 이네오스 그룹의 짐 래트클리프(Sir Jim Ratcliffe)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차다. 평소 오프로드 주행 등 익스트림 활동에 관심이 높은 짐 래트클리프 회장은 본인이 원하는 디자인과 성능의 오프로더를 직접 만들기로 결정, 2017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그레나디어를 탄생시켰다.

이네오스 그레나디어는 랜드로버 1세대 디펜더를 연상케하는 선 굵은 디자인에 BMW 직렬 6기통 3.0ℓ 터보차저 엔진, ZF 8단 변속기, 마그나 슈타이어가 조율한 오프로드 특화 헤비 듀티 토크 컨버터 등을 탑재해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자랑한다.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인테리어. 사진=차봇모터스 제공
이네오스 그레나디어 인테리어. 사진=차봇모터스 제공

그레나디어는 공개행사 이후 물리버튼 위주의 조작기 배치와 투박한 실내 마감 등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까란 우려의 목소리가 자동차 동호회를 중심으로 나오기도 했다.

국내 판매가격은 미정이지만, 영국에서 4만8000파운드(한화 약 7800만원)부터 시작하는 만큼 국내에서는 1억원대를 호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에서 생소한 신규 브랜드의 가격 정책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와 관련 국내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이네오스 그레나디어가) 한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제 막 시작단계인 차인 만큼 성공 여부를 누구도 확신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만 개발 단계부터 차의 방향성이 오프로드 마니아이자 거부인 이네오스 회장의 취향이 반영된 만큼 단순히 외적으로 공개된 정보보다 실 구매층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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