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확대·생태계 구성·업계 대변' 공통 목표 제시
신한보다 NH가 목적성 짙어..."주도권 확보 차원"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STO(토큰 증권 발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STO 협의체 또한 주목을 받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5일 금융위원회가 '토큰 증권 규율체계 정비 방안'을 발표한 후 STO 협의체를 구성한 증권사는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다. 예탁결제원도 지난달 토큰 증권 제도화 안착을 위해 협의체를 만들었다.
먼저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 6일 'STO 얼라이언스'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토큰 증권 시장을 키우는 것을 목표로, 이와 관련한 다양한 산업군의 목소리를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협의체는 STO 정책에 대해 금융당국에 정책적인 제언을 하거나 정보 교류, 네트워크 확대 등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 두자릿수의 관련 기업·기관들이 관심을 갖고 문의했으며, 이 중에는 다른 증권사도 일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얼라이언스 가입에 조건을 두지 않고 광범위하게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며 "시장 파이를 키우겠다는 목표인 만큼 얼라이언스를 통해 실질적인 이득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역시 지난달 20일 'STO 비전그룹'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증권 △조각투자 △비상장주식 △중개업자 △블록체인 △기초자산 실물평가 등 다양한 업계가 모여 토큰 증권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협의체는 이달 중순께 공식 발대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비전그룹에는 현재까지 NH투자증권을 포함해 조각투자사업자 투게더아트(미술품)·트레져러(명품·수집품)·그리너리(ESG탄소배출권), 비상장주식중개업자 서울거래비상장, 블록체인 기술기업 블록오디세이·파라메타, 기초자산 실물평가사 한국기업평가 등 8곳이 참여했다.
신한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협의체는 기본적으로 STO 부흥을 이끌고, 업계 의견을 대변한다는 공동 목표를 갖고 있지만, NH투자증권 협의체가 보다 목적성이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NH투자증권은 협의체에 가입한 투게더아트 및 트레져러와 지난해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끈끈한 유대감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NH투자증권이 보다 선제적으로 STO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토큰 증권 제도 구체화에 속도가 나면 대형 증권사간 경쟁이 본격화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시장 선점 효과보다는 생태계 구성을 목표로 하기 있기 때문에 협의체에 가입한 기업들이 다른 증권사들과 업무협약을 맺는다고 해도 문제가 없다"며 "다만 시장이 형성된 후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도 일부 있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협의체가 시장 형성 과정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에 이른 시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 제도 등이 구체화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STO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다른 증권사들이 아직 한 발짝 물러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협의체는 STO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한 목적을 갖고 있다"며 "하지만 아직 구체화된 부분이 너무 적기 때문에 대부분 증권사들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는 단계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KB증권, 키움증권과 함께 STO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증권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신한투자증권은 협의체를 통해 '총대를 멘다'는 업계 시선이 있다"며 "NH투자증권의 경우 협의체까지 구성한 것은 다소 이례적으로 여겨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