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이 ‘2050년 세계 7위 방산기업’ 목표 달성을 위해 향후 5년간 1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회사 매각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강구영 사장은 17일 서울 영등포구 공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수주 4조5000억원과 매출 3조8000억원을 달성하겠다”며 “향후 5년간 제품 개발에 7100억원, 새로운 플랫폼 개발에 4600억원, 미래 신기술 확보에 3300억원 등 총 1조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올해 초 KAI는 205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해 세계 7위 방산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1조5000억원 투입에 데 이어 2028~2032년 3조원, 2033년 이후 전체 매출의 5~10% 규모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강 사장은 “연구개발(R&D)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R&D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30년 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성장동력을 확보함으로써 ‘퀀텀점프’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에 상대적으로 약했던 소프트웨어(SW) 분야 기술력 확보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KAI의 도심항공교통(UAM) 개발과 뉴스페이스 투자가 경쟁업체보다 4∼5년 늦었다”면서 △6세대 전투기 △수송기(친환경 항공기) △차세대 고기동 헬기 △민군 겸용 미래형 항공기체(AAV) △독자 위성 플랫폼 △우주 탐사·모빌리티 등 분야에서 차세대 주력 사업과 성장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단기적 수익 확보를 위해서는 현재 추진 중인 수출계약 성공과 새로운 수출시장 발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강 사장은 “이집트와 현재 전투기 46대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고 많게는 100대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아랍에미리트(UAE) 시장에서도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전략의 최종 목표는 미국 시장이다. 강 사장은 “미국 시장 진출은 올해 잘 준비해 내년부터 총력전을 필칠 것”이라면서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미국을 잇는 북방 수출벨트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세계 최고 전투기 격전지인 미국 시장 공략에 성공할 경우 캐나다부터 중남미까지 글로벌 벨트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매출 2조8000억원, 수주 8조6000억원의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KAI는 올해 목표로 매출은 전년 대비 35.7% 늘어난 3조8000억원, 수주는 다소 줄어든 4조5000억원으로 설정했다. 2025년에는 매출 4조1000억원, 수주 10조4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강 사장은 “R&D로 양질의 일거리를 만들고 개발·제조로 세계 최고의 팔거리를 만들어 전세계에 수출, 먹거리를 만들어 다시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할 수 있도록 판을 짜는 게 목표”라며 “2050년이 40조원의 기업가치를 갖고 ‘세계 톱7’ 위치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 최대주주인 수출입은행의 지분 매각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 사장은 “임직원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임직원의 90% 이상이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안보 핵심인 항공우주전력을 담당하는 회사를 민간에 넘겼을 때 과연 안보를 담보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며 “다른 나라들도 항공우주전력 생산 방위산업체는 대부분 정부가 통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