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자추위 4인 선정…이석태·강신국·박완식·조병규
2002년 '한빛→우리' 변경 후 번갈아가며 '은행장'에 취임
개인·그룹 영업 기반 경험 공통점…5월 말 최종 결정 예정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취임한 가운데, 업계의 관심이 차기 우리은행장에 쏠리고 있다.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취임 1년여 만에 사의를 밝혔고, 우리금융이 자회사대표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가동하며 후보 4인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들은 1964~1965년생으로 우리은행의 전신인 상업은행, 한일은행에 입행한 인물들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자추위가 선정한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 롱리스트엔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캐피탈 대표가 포함돼 있다.
이중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과 조병규 우리캐피탈 대표가 상업은행 출신이고,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과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는 한일은행 출신이다.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은 그간 전략·사업 중심으로 경험을 쌓았다. 2012년 우리은행 압구정로데오지점장 이후 △전략기획부장 △미래전략부장 등을 거쳤다. 우리금융지주에서는 △전략기획단 상무 △신사업총괄 전무 △신사업성장부문 부사장을 지냈으며 작년엔 우리은행 영업총괄그룹 집행부행장을 역임했다.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은 2014년 여의도중앙금융센터장부터 △자금부 본부장 △종로기업영업본부장 △IB그룹 상무 △자금시장그룹 집행부행장 등 주로 우리은행의 자금·IB분야에서 몸담은 인물이다.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는 우리은행에서 △송파기업 지점장 △채널지원부장 △광진성동영업본부장 △중소기업그룹 상무 △개인그룹장 겸 디지털금융그룹장 △영업·디지털그룹 집행부행장보 △개인·기관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거쳤다.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도 대부분 우리은행에 있었다. 주요 경력으로는 2013년 강북영업본부장 △준법감시인 △경영기획그룹 집행부행장 △기업그룹 집행부행장 등을 지냈다.
박완식 대표와 조병규 대표는 이달 신임 대표로 선임된 바 있다. 만약 두 대표 중 한명이 우리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기면 해당 계열사는 대표를 다시 선정해야 하기 때문에 자칫경영공백 이슈가 불거질 수도 있는 대목이다.
우리은행은 1998년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이 결합한 이후 최근 몇년간 두 은행 출신이 번갈아 은행장을 역임했다. 2002년 한빛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이름을 바꾼 후 한일은행 출신은 이종휘, 손태승 전 행장, 이원덕 현 행장이었다. 또 상업은행 출신은 이순우, 이광구, 권광석 전 행장 등이다.
행명 변경 후 초대 행장을 지낸 이덕훈 전 행장이나 황영기, 박해춘 전 행장은 보험사, 일반기업, 연구원 등 외부 출신이었다. 이를 토대로 일각에서는 이원덕 현 은행장이 한일은행 출신이기 때문에 차기 행장은 상업은행 출신 후보들이 힘을 받는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하지만 임종룡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과감한 혁신'을 강조한 만큼 후보 4인에 대해서도 출신보다 영업력, 평판 등 다각적인 검증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자추위는 외부전문가를 초빙해 1:1 인터뷰를 진행하는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을 마련키로 했다. 후보 4인은 평판조회, 업적평가, 심층면접 등을 거칠 예정이다. 자추위는 5월말 께 최종 은행장을 선정할 계획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현 은행장이 1년여 만에 사의를 표한 만큼 조직의 안정화에 방점을 두고 은행장 선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후보 4인의 출신은 서로 다르지만 영업력을 기반으로 한 경험이 두터운 만큼,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도 짐작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