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투자로 한때 1만원 돌파…과거 수준 회복 '첩첩산중'
주사업 성장 한계 속 신사업 아직 가시적 성과 없어 한숨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코스닥 상장사 티사이언티픽(옛 옴니텔)이 최근 시스템 소프트 개발업체인 아이티노매즈를 인수·합병하며 사업 확장에 나섰다. 하지만 가상자산거래소인 빗썸 투자로 얻은 수익만큼 주가가 상승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티사이언티픽은 전날(29일) 주주총회를 열어 아이티노매즈와의 합병을 마무리했다.

티사이언티픽은 지난해 12월 아이티노매즈 지분 100%를 210억원에 인수한다는 계약을 발표했다. 지난 1월 잔금을 치렀으며, 두 기업 간 합병 계획도 연이어 밝혔다.

티사이언티픽은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을 다각화하고, 시스템 소프트 개발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그 이면에는 지난 수년간 성장이 정체된 주사업을 바꿀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해서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티사이언티픽은 빗썸에 투자했으며 자체적인 가상자산거래소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운세 정보 서비스 운영 등 신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하지만 아직까지 신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 과거 수준만큼 주가 회복은 단기적으로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 빗썸 투자로 주가 단기급등 후 추락

티사이언티픽이 빗썸에 투자한 것은 지난 2017년이다. 빗썸을 운영 중인 빗썸코리아 지분 8.89%를 인수했다. 다음해 인바이오젠(옛 비티원)의 유상증자 참여 및 지분 취득으로 총 193억원을 투자했다.

이와 관련해 인바이오젠은 비덴트의 최대주주로, 비덴트는 빗썸홀딩스의 지분 34.2%를 보유한 회사다. 빗썸코리아의 최대주주는 빗썸홀딩스(74.1%)로, 비덴트는 빗썸홀딩스의 단일 최대주주다.

이러한 투자 덕분에 2017년 가상자산 열풍 당시 티사이언티픽의 주가는 최고가 1만1679원을 기록했다. 이후 가상자산 열풍이 식자 주가는 1000원대 미만으로 떨어지며 많은 소액 투자자들이 피해를 떠안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가상자산 열풍이 다시 불자 2021년 주가는 662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맞춰  2022년 티사이언티픽도 NFT와 블록체인 등 가상화폐 사업을 정관에 추가했으며, 같은 해 가상자산거래소인 한빗코코리아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하지만 최근 가상자산 열풍이 다시 식으며 주가는 2000원대로 떨어졌다. 더욱이 빗썸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씨가 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주가 회복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 신사업 아직 가시적 성과 부족

앞서 언급했듯 티사이언티픽의 주사업은 모바일커머스다. 과거 DMB 광고 사업도 영위했으나 최근에는 사업을 중단한 상황이다. 현재 모바일커머스 부문도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

모바일커머스 매출은 2020년 49억원을 기점으로 2021년 41억원, 2022년 39억원으로 계속 줄고 있다. 이와 관련한 서비스 제공 수익도 2020년 46억원, 2021년 60억원,  2022년 39억원으로 정체됐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2020년 7억원, 2021년 10억원, 2022년 –25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의 경우 최근 금융비용의 증가로 2020년 7억원, 2021년 –32억원, 2022년 -111억원 등 더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이를 만회하고자 시작한 신사업에서도 괄목할 실적이 없는 점도 문제다. 2021년 론칭한 운세 정보 서비스 '도사'의 경우 지난해 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총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92%에 불과하다. 자회사인 한빗코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매출은 900만원에 그쳤으며, 당기순손실은 32억원에 달했다.

그나마 위안은 아이티노매즈의 인수·합병 결정이다. 아이티노매즈의 지난해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224억원과 25억원이다. 매출액의 경우 티사이언티픽의 총매출(87억원)보다 2배 이상이며, 지난해 발생한 당기순손실(111억원)도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이티노매즈 역시 최근 성장률이 줄어든 상황이다. 2020년 154억이던 매출액은 2021년 210억원까지 늘었으나, 2022년 3억원 늘어난 데 그쳤다. 지난해 순이익도 전년(24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설사 티사이언티픽과 합병을 통해 꺾인 성장세가 빠르게 회복되더라도, 현재의 매출액과 순이익 등을 고려하면 과거 수준으로 주가가 회복하기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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