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와 60대가 각각 2명, 70대가 1명, 임신부까지 총 5명 병원으로 이송

원룸으로 넘어진 건설 중장비/제공=연합뉴스
원룸으로 넘어진 건설 중장비/제공=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한 아파트 공사 현장의 중장비가 넘어져 인근 원룸 3곳을 덮쳤다.

29일 오전 11시 35분께 울산시 남구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지반을 뚫는 천공 중장비인 항타기(driving pile machine·抗打機)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7m 길이인 이 항타기가 넘어지면서 인근 4층짜리 건물 등 원룸 3곳을 덮쳤다. 파손된 원룸 3곳 중 2곳에서 각각 주민 3명과 2명 등 모두 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40대와 60대가 각각 2명, 70대가 1명이며, 임신부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소방본부 관계자는 “이송된 주민 대부분 심한 외상을 입은 것은 아닌 것으로 일단 보인다”며 “임신부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항타기가 넘어질 당시 인근 건물이 흔들릴 정도로 충격이 일어났다. 한 주민은 “지진이 난 줄 알고 깜짝 놀라 집에서 뛰어나왔다”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유관기관에 도시가스 차단과 단수 조치 등을 요청했다.

넘어진 항타기는 300톤 크레인과 100톤 크레인을 동원해 안전 조치할 계획이다. 당초 복구에 3~4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안전 확보에 시간이 더 걸려 늦으면 30일까지 복구가 완료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경찰은 추가 위험에 대비해 현장을 통제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이날 항타기가 지반 구멍을 뚫는 작업을 마치고 다른 곳에 또 작업하고자 이동하던 중에 넘어진 것으로 추정한다.

사고가 난 곳은 시공사가 신세계건설로 지상 29층 4개 동 311가구 아파트를 짓는 공사 현장이다. 지난해 12월 착공해 2025년 11월 준공 예정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항타기가 넘어지면서 인근 빌라 등 3개 건물이 훼손됐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피해를 본 분들과 주민께 사과를 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사고로 대피한 주민들이 지낼 대체 숙소 마련, 피해 건물의 구조 안전진단, 신속한 사고 복구, 사고 원인 규명 등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협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피해를 본 주민들은 “생필품이나 현금·카드가 모두 집 안에 있는데, 현재 안전 문제로 집에 들어갈 수 없다”, “고양이 2마리가 갇혀 있어 구조해야 한다”, “임시 거처뿐 아니라, 결국에는 이주 대책도 필요하다”는 등의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관계 기관과 협의해 피해 주민들이 필요한 부분을 해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경찰은 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현장 안전 조치 상황과 과실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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