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테일·WM·디지털, 순이익 99% 감소...IB 홀로 반짝
'IB 전문가' 김성태 대표, 취임 후 WM 강화 행보 눈길

사진=신한투자증권
사진=신한투자증권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증시 침체와 글로벌 금리 상승 영향에 신한투자증권의 지난해 실적이 급감했다. 사옥 매각으로 일회성 이익이 반영되며 순이익은 증가했지만, 이를 제외하면 2000억원 이상 순이익이 빠졌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신한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4123억원으로 전년 3207억원 대비 약 28.6%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3분기 반영된 사옥 매각이익 3218억원을 제외한 순이익은 905억원으로, 전년 대비 71.8%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조5488억원으로 전년 7조5924억원 대비 38.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210억원으로 전년 5856억원 대비 79.3% 급감했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다른 금융지주계열 증권사 중 하나증권(-80%)을 제외하고 가장 부진한 수치다.

수익 부문별로 보면,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상품관련 손익이 441억원으로 전년 3779억원 대비 88% 급락했다. 또 수수료손익 역시 514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19% 감소했다.

이자손익도 4284억원으로 전년 4479억원 대비 4% 부진했고, 외환거래손익은 2021년 -1076억원에서 지난해 -1756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전 사업부가 부진했다. 먼저 리테일·WM·디지털 부문은 당기순이익이 20억원으로 전년 1511억원 대비 무려 99%나 감소했다. 기관고객 부문 역시 전년 대비 36.2% 부진했다.

주식·파생상품·채권 운용과 자기자본투자(PI) 등을 담당하는 GMS(글로벌고유자산운용) 부문의 순이익은 2021년 1226억원에서 지난해 -39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 중 PI 부문 수익이 1928억원으로, 전년 6523억원에서 약 70% 감소했다.

IPO(기업공개)와 M&A자문, 채권발행 등을 담당하는 GIB(글로벌투자은행) 부문은 52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대비 50% 감소했다. 다만, IB 수수료는 2532억원으로 전년 2045억원 대비 약 24%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실적과 관련 "위탁수수료 감소와 금리 상승에 따른 유가증권 평가손실 증가가 영업이익 부진의 주요 원인이었다"라며 "순이익은 사옥 매각이익 실현으로 전년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IB를 제외한 전 사업에서 어려운 시간을 보낸 신한투자증권은 기존 이영창·김성태 각자대표에서, 김 대표 단독 대표 체제로 변화를 시도했다. 김 대표의 IB 성과를 인정한 조치였다.

김 대표는 30년 넘는 IB 경력을 보유한 IB 전문가다. 이에 업계에서도 신한투자증권의 IB 성장에 대해서는 의심의 시선이 없지만, 리테일과 WM 부문에서도 성과 창출을 해낼 지 여부에 대해서는 관심이 높다.

이를 인식한 듯, 김 대표는 취임 후 WM 강화에 대한 의지를 줄곧 내비치고 있다.

김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WM 비즈니스 체질 개선에 신한투자증권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언급했고, 이어진 조직개편에서도 '격이 다른, 고객중심의 WM 하우스’ 도약을 목표로 삼았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조직개편을 통해 WM 관련 3개의 그룹을 통합해 조직간 연계를 강화했다"며 "이를 통해 자본시장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기반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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