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2개 선거서 모두 진보성향 후보 당선
[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4‧5 재보궐선거 결과에 여야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수 성향이 우세하다고 여겨지는 울산의 교육감‧기초의원 선거에서 모두 진보 성향 후보가 당선되면서다.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채 치러진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얻은 득표율은 8%에 그쳤다.
이번 재보선은 일부 지역에서 치러졌지만, 내년 총선을 1년 앞두고 열렸다는 점에서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는 선거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이번 재보선 결과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독주에 강력한 경고장을 날려야 한다는 국민의 마음이 모인 결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울산 남구의회 의원(나선거구)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민주당 최덕종 후보, 전북 군산시의원으로 당선된 민주당 우종삼 후보를 거론하면서다.
이번 선거에서 최 후보는 50.60%, 우 후보는 37.7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울산 교육감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 천창수 후보가 보수 성향 김주홍 후보와 맞대결해 61.94% 득표율을 얻으며 당선됐다.
이 대표는 “민주당을 선택해주신 울산 시민, 군산 시민 분들께도 고개 숙여 감사 말씀을 드린다”며 “특히 울산 시민 분들께서 정말 놀라운 선택을 해주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 결과는) 전국 각지의 민주당 당원, 지지자 분들께서 울산 남구의 작은 선거를 전 국민이 참여하는 큰 선거로 만들어주신 덕분”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퇴행을 막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국민의 삶을 지키는데 더욱 주력하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의 경우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재보선에 대한 혹독한 평가를 내놨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아무리 기초의원 선거지만 울산 남구에서 보수 후보가 1:1 상황에서 패했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전 대표는 “투표율이 낮은 보궐선거에서 고령층 투표가 많아 보통 유리한데도 대선이나 지선 때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득표율이 떨어졌다는 것은 뭔가 심각하게 잘못되고 있다는 의미”라며 “그리고 PK(부산‧경남)에서 이런 심상치 않은 상황이면 수도권에서는 강남도 안심 못한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선 기준으로 울산 남구가 송파(56.76%)나 용산(56.44%), 성남 분당(55.00%) 보다 득표가 많았던 곳이다. 수도권 나머지 지역구는 말할 것도 없다”며 “당의 노선을 조속히 다시 정상화해서 심기일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하람 국민의힘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이날 ‘고공행진’ 팀블로그에 “울산 남구 선거결과를 보면 ‘영남 자민련’을 유지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은 영남 자민련을 넘어 ‘TK(대구‧경북) 지역당’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