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은행 내 윤리강령 위반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횡령부터 폭행, 성희롱 등 유형은 다양했는데 매년 꾸준히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내부통제가 안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2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금감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주요 은행 5곳(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과 기업은행이 2016년부터 작년 1분기까지 위반한 윤리강령은 총 299건으로 나타났다. 은행 중에서는 기업은행이 84건으로 가장 많았다. 

기업은행에선 위법대출이나 사적모임에서 동료직원을 껴안는 등 성범죄도 발생한 것으로 나왔다. 이외에도 △이해상충 위반 △금품수수 △폭언·욕설·폭행 등도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 △농협은행(74건) △국민은행(44건) △신한은행(43건) △우리은행(36건) △하나은행(18건) 순으로 나왔다. 

이들 은행에서도 대부분 비슷한 피해 사례가 나온게 눈에 띈다. 특히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부적절한 언행이나 신체접촉이 발생했다고 윤창현 의원은 밝혔다. 또 이들 은행 7곳은 작년 1분기에만 총 39건 윤리강령을 위반하면서 전년도(51건)와 맞먹는 수준이다. 각 은행을 살펴봐도 위반이 크게 줄어든 곳은 없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반영해 은행연합회 모범 규준을 개정했고, 각 은행들은 올해 내규에 반영해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윤리강령 위반으로 행내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많다는 발표가 있었다. 생각보다 국책은행 성격을 갖고 있는 기업은행이 위반 건수가 제일 많아 놀라웠다"라며 "국책은행이 모범을 보이지 못하고 있어서 아쉬움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은 다른 업계와 달리 고객의 예금을 관리하기 때문에 공공성을 갖춰야 하지만, 그런 것들이 잘 진행이 안된다는 결과라고 보인다"라며 "이는 결국 금융소비자의 피해로 돌아갈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금융당국도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개정했는데, 앞으로 더욱 고도화해야할 것이다"라며 "뿐만 아니라 사고사례를 더 전파해서 재발을 방지하고, 교육훈련이나 책임자 처벌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