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증권사 대부분 토큰증권 연합체 결성
증권사, 장기적 관점서 토큰증권 참여 필요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증권사들이 토큰증권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상품 경쟁력이 토큰증권 시장 개화 후 증권사들의 승패를 가를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 대부분이 잇따라 토큰증권 연합체를 출범했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토큰 형태로 발행되는 증권이다. 기존 전자증권과 달리 부동산, 미술품 등 투자 대상이 다양하고, 조각투자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내로 토큰증권과 관련한 전자증권법 자본시장 개정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이르면 내년 말, 늦어도 2025년에는 제도가 완비될 것으로 예상된다.
토큰증권 제도가 구체화 됨에 따라 증권사들의 전략 또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증권사들은 △토큰증권 연합 구성 △조각투자 플랫폼 인수 △사업 업무협약 등에 나서고 있다.
구체적으로, 토큰증권 연합체를 가장 먼저 선보인 곳은 신한투자증권이다. 신한투자증권은 토큰증권 생태계를 확대하기 위해 'STO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토큰증권 참여자를 모아 시장 규모를 키우겠다는 목표다.
이어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각각 'STO 비전그룹', 'ST 오너스'를 선보였다. 신한투자증권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토큰증권 생태계에 포함된 각 분야의 업체들을 포함시킨 것이 특징이다.
또 미래에셋증권이 SK텔레콤과 '넥스트파이낸스이니셔티브'를 구성했고,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토스뱅크 등과 '한국투자 ST 프랜즈'를 만드는 등 토큰증권 파트너의 범위가 다양화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플랫폼과 상품 확보를 동일 우선순위에 두고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며, 한국투자증권은 우선적으로 경쟁력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조각투자 기업들의 참여를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이외에 대신증권이 부동산 디지털 수익증권 거래소 카사를 인수했고, 키움증권과 한화투자증권 등도 조각투자 업체와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최근 토큰증권과 관련한 증권업계의 관심은 플랫폼보다는 상품 쪽으로 몰리고 있다. 현재 HTS·MTS 등 증권사들의 플랫폼 차별성을 고려하면, 결국 플랫폼보다는 상품 경쟁력이 핵심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 플랫폼은 차별성보다는 시장 개화시기에 맞춰 완성이 가능한 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시장 개화 시점에는 플랫폼보다는 어떤 획기적인 상품을 보유했는지가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실제 협의체들은 각각의 특색있는 자산을 토큰 증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명품, 음악, 영화, 콘텐츠, 크라우드펀딩, 웹툰 등과 △선박금융, 부동산 등의 전통 대체자산 △탄소배출권, 반값아파트 등 이색적인 시도도 존재한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협의체를 만들며 STO 생태계를 구축 중인 가운데, 발행사에 해당하는 조각투자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며 "토큰증권 이용자 대다수가 개인 투자자일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시장의 관심을 끌 수 있는 매력적인 자산 확보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증권사 입장에서 토큰증권 사업 수익성은 한계가 있지만,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장기적으로 주식·채권 등 자산들이 토큰증권 형태로 전환될 수 있어 인프라 구축 노하우를 지금부터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