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배터리 테크 컨퍼런스' 행사 장면. 사진=LG에너지솔루션
'2023 배터리 테크 컨퍼런스' 행사 장면. 사진=LG에너지솔루션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배터리 업계가 글로벌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기차 시장과 함께 고속 성장 중인 배터리 산업에서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국내 대학과의 산학협력부터 해외 우수인재 발굴까지 한창이다.

17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올해 수주 잔고는 10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이는 2030년까지 소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물량이며 배터리 제조사들은 완성차 기업과 합작 등을 통해 미국, 유럽 등지에 생산거점을 공격적으로 세우며 대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우수 인재 채용을 위해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페어몬트 호텔에서 ‘배터리 테크 컨퍼런스(BTC)’ 행사를 개최하고 주요 경영진들이 MIT, 스탠포드, UCLA, 퍼듀 아르곤 국립 연구소 등 현지 대학과 연구소에서 선발된 석·박사 인재 40여명에게 회사의 비전, 사업부별 역할과 직무, 인재 성장 프로그램 등을 소개했다.

BTC는 2006년부터 ‘BC(비즈니스 & 캠퍼스) 투어’라는 이름으로 진행돼 온 글로벌 채용 행사로 LG에너지솔루션 분사 이후 2021년부터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했다. 올해 BTC는 참가 신청자 수가 2021년 대비 24배 증가한 200명에 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0년 12월 출범 당시 7524명이던 국내 기준 전체 직원 수(사업보고서 기준)가 지난해 말(12월 31일 기준) 1만919명으로 늘어나는 등 빠른 속도로 인력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대학·연구소와의 산학협력과 계약학과 설립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이 이뤄진다. 올해 1월 LG에너지솔루션은 서울대학교와 산학협력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연구개발(R&D) 네트워크 구축, 우수 인력 양성 등을 위한 협력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POSTECH(포항공과대학교)과, 9월에는 연세대학교와 산학협력 협약을 각각 체결한 바 있다.

앞서 2020년 6월에는 고려대학교와 국내 배터리 업계 최초 계약학과인 ‘배터리-스마트팩토리 학과’를 신설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연세대학교와 ‘이차전지 융합공학협동과정’ 계약학과를 설립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한양대학교와 계약학과 설립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신영준 LG에너지솔루션 부사장은 “급변하는 배터리 시장에서 세계 유수의 학교·연구기관과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원천 기술 확보는 필수적”이라며 “차세대 전지 소재, 분석 기술을 확보하고 고객가치 제고와 우수 인력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지난해 7월에는 독일 뮌헨에 ‘SDI R&D 유럽(SDIRE)’을, 8월에는 미국 보스턴에 ‘SDI R&D 아메리카(SDIRA)’를 각각 설립한 데 이어 지난 1일 중국 상해에 연구소 ‘SDI R&D 차이나(SDIRC)’를 설립했다. 배터리 공법·설비 등 국가별 강점 기술들을 조기 확보해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지 산학협력을 통해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삼성SDI도 서울대, POSTECH,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국내·외 대학들과 배터리 인재양성 협약을 체결했다. 또 국내 박사급 인력을 대상으로 ‘테크 앤 커리어 포럼’을 개최하는 등 미래 우수 인재 확보와 양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SK온은 지난해부터 성균관대학교, 한양대학교,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과 산학 교육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연세대·한양대학교와 산학협력센터 설립을 발표한 바 있다. 올해 초에는 KAIST와 산학협력 교육 프로그램 ‘SKBEP’ 개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올해 1월 SK온은 배터리 인재 양성을 위한 사내 교육 플랫폼 ‘SK온 아카데미(SKONA)’도 개설했다. 입문부터 전문가 수준까지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제공해 구성원들이 업무 기술을 최대한 빨리 익히도록 돕기 위함이다. 배터리 공정부터 제품과 미래 산업 동향, 제조·생산, 품질, R&D, 구매 등 직무 전문 과정을 순차적으로 제공하며 올해 안으로 해외 현지 임직원을 위한 교육 인프라도 구축할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달 연세대학교에 이어 이달 성균관대학교와 배터리 소재 석·박사과정 ‘e-배터리 트랙’을 개설하기로 했다. 선발 학생들에게 등록금과 장학금을 지원하고 졸업생은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연구소 등에 채용한다. 지난해부터 POSTECH, UNIST, 한양대학교,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등과 배터리소재 인재 확보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밖에도 인턴십 프로그램 채용 대상을 4학년 1학기 재학생까지 확대하는 한편 현장 채용 대상 학교의 수를 늘리고 채용 상담을 상시 실시하는 등 우수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11일 한양대학교와 전지소재 산학협력과 우수인재 육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 산학협력센터를 설립해 2025년까지 매년 약 10명 규모의 관련 학과 장학생단을 선발하고 양극재 등의 차세대 기술 확보를 위한 공동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에코프로도 지난 11일 포항시, 한동대학교와 ‘이차전지산업 경쟁력 강화와 인재육성을 위한 산학관 협력 업무협약식’을 갖고 기업 맞춤형 인재양성과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협의했다. 특히 에코프로와 한동대는 계약학과 신설, 산학협력 공동기술 개발, 재직자 교육 프로그램 운영, 인프라 공유 등 협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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