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급보증 담보 상향 가능성을 시사했다.

14일(현지시간)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이창용 총재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에서 드러난 초고속 뱅크런(대량 예금 인출 사태)과 관련 "지금 디지털 속도로 볼 때 (은행의) 담보 수준이 적절한지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총재는 주요 20개국(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춘계 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이다.

이창용 총재는 뱅크런 등을 대비해서 지급 보증을 위한 은행의 담보 자산을 높이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높여야 하는지 한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면서 "안전장치에 관한 이야기"라고 답했다.

이어 이 총재는 "SVB 같은 사태가 우리나라에 일어난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훨씬 안전하다"며 "만일 그런 사태가 일어나면 디지털뱅킹으로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글로벌 금융위기 뒤에 감독 체제를 만들었지만 디지털 뱅킹으로 인해 그 유효성이 현저하게 떨어졌다고 진단하고, 불안요소를 줄이기 위해 어떤 제도를 바꿔야 할지 출장 기간에 많은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국제 회의에서 언급된 인플레이션 문제를 묻는 질문에 이 총재는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은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것 같고 그 동안은 금리 인상을 빨리하는 기조에서 지금은 어느 정도 오래 높은 금리를 가져가야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가느냐에 관심이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는 "나라별 차이가 있는데 한국, 캐나다, 호주 등 많은 나라들은 금리 인상을 동결하고 앞으로 물가 추이를 보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은 금융 상황이 확실하게 정리가 되면 한두 차례 정도 금리를 올릴 소지가 큰 것으로 평가한다"고 부연했다.

또, 그는 "미국도 SVB 사태에 따른 상황이 많이 개선됐지만 사태가 완전히 종결됐다고 보는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 총재는 국내 물가 인상률이 상반기 3%대로 떨어지고, 하반기에는 3% 초반이나 그 밑으로 갈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 그는 연착륙 가능성이 커졌으며 경착륙이 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