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부터 ESS까지 공격적 투자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 네트워크.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 북미 생산 네트워크. 사진=LG에너지솔루션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북미를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 주도권이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미래 시장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까지 초격차를 벌리는 모양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보조금 혜택을 받는 전동화 차종 22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사용하는 모델은 현지 합작 파트너인 GM 계열 쉐보레 ‘볼트’, 캐딜락 ‘리릭’부터 포드 ‘머스탱 마하E’,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PHEV’ 등까지 11종으로 나타났다. 혜택 대상 차종의 절반이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SDI와 SK온 배터리 탑재 차종은 각각 4개, 2개다.

IRA 보조금을 받는 차종은 가격 경쟁력 우위를 갖게 되는 만큼 판매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보조금 지급 대상 차종에 GM 모델이 대거 포함된 만큼 배터리 공급 파트너인 LG에너지솔루션의 수혜가 예상된다.

실제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잠정실적에 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예상금액 약 1003억원을 반영, 전년 동기 대비 144.6% 증가한 6332억원의 영업이익을 계상했다. AMPC는 미국에서 생산한 배터리셀 1kwh당 35달러, 배터리모듈은 추가 1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먼저 북미에 진출한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미시건·애리조나 자체 공장을 비롯해 GM과의 합작사 얼티엄셀즈 1~3공장, 혼다와의 합작 공장, 스텔란티스와의 넥스트스타에너지 캐나다 공장까지 7개의 북미 생산기지를 운영·건설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향후 10년간 받을 수 있는 AMPC 혜택 규모가 46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테슬라, 현대자동차, GM, 포드, 스텔란티스, 혼다 등에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10대 완성차 기업 중 8곳을 고객사로 확보,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집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올 1~2월 기준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13,3%로 중국 CATL·BYD에 이어 3위며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는 점유율 25.4%로 1위다.

사진=LG에너지솔루션
사진=LG에너지솔루션

올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대비 연매출 25~30% 성장을 목표로 삼고 있다.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도 지난해 6조3000억원에서 50% 이상 늘려 연산 300GWh 규모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 잔고는 385조원에 달한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8조7471억원으로 기존 분기 최대 기록이었던 지난해 4분기(8조5375억원)를 넘어섰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7조2000억원을 투자해 건설하는 미국 애리조나 공장에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라인을 갖출 예정이다. 총 생산능력 43GWh 중 2026년 양산을 목표로 하는 ESS용 배터리 라인이 16GWh 규모를 차지하며 북미에 ESS 전용 배터리 공장을 짓는 것은 글로벌 배터리 업계 가운데 처음이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각국의 신재생 에너지 관련 정책 지원 확대에 따라 빠른 성장이 예상되는 ESS 시장을 선점하기 위함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북미 ESS 시장 규모는 2021년 14.1GWh에서 2030년 159.2GWh까지 10배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한화솔루션 큐셀·모멘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협력해 ESS뿐 아니라 도심항공교통(UAM)용 배터리 개발까지 추진한다. 현재 주력 사업인 전기차 배터리에 머물지 않고 미래 사업 영역까지 공격적인 확대를 통해 시장 주도권 방어에 나서는 것이다.

늘어나는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모든 생산 공정에 원격 지원, 제조 지능화, 물류 자동화 등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 수율과 생산성 개선을 달성하고 주요 재료 현지화와 업스트림 투자 확대를 통한 소재 공급망 안정화, 리튬황·전고체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등을 이어갈 방침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