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감산' 선언…2분기 반도체 대규모 적자 유력
5월까지 갤S23 시리즈용 패널 출하량 26% 증가 전망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3 시리즈가 초반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의 적자를 상쇄하는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전분기보다 크게 늘어난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면서 인위적 감산을 공식화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감산은 업황 회복 시점을 앞당기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장 공장 가동률을 떨어뜨리면서 2분기 반도체 사업 영업손실 규모가 커지는 것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의 전사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전사 영업손실 규모를 1조2860억원으로 추정했다. 이 경우 삼성전자는 2008년 4분기 이후 15년만에 적자를 내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반도체 산업은 공장 가동률 100%를 전제로 제조원가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이라면서 "감산은 곧 대규모 손실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갤럭시S23 시리즈가 반도체 사업에서의 부진을 어느 정도 메우는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지난 2월 출시된 갤럭시S23 시리즈는 올해 상반기 동안 전작의 판매량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갤럭시S23 시리즈용 패널 출하량은 전작보다 31% 증가했다.
지난해 11월부터 5월까지 갤럭시S23 시리즈용 패널 출하량은 전작보다 26%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 기간 최고사양 제품인 '갤럭시S23 울트라'용 패널 비중이 전체의 49%를 차지할 것으로 제시했다.
5월 한달간 갤럭시S23 시리즈용 패널 출하량은 전작보다 1%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2분기 완성품 판매량을 볼 때 갤럭시S23 시리즈는 전작의 부진을 충분히 만회하는 성적을 써낼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3 시리즈 가격을 올린 점도 수익성에 긍정적 보탬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갤럭시S23 시리즈 출고가는 전작보다 약 15만원 올랐다.
앞서 1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반도체에서 맞은 직격탄을 상쇄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1조원대 아래로 내려간 것은 14년만에 처음이다. 매분기 영업이익의 50~60%를 차지하던 반도체가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적어도 4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거둔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사업부의 영업이익이 향상되면서 전사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는 것을 방어했다. 증권가에선 1분기 MX사업부가 3조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했다.